킨포크 아일랜드 - 누구나 마음속에 꿈의 섬 하나쯤은 있다
존 번스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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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포크아일랜드

가보지 못한(앞으로도 가보지 못할 수도 있을) 세상 어딘가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 섬들과 그 속에서의 생활이 소개된 책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 가득한 향수에 가슴이 애잔해진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인데 왜 향수에 가득 차 가슴이 울렁이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섬이라는건, 그저 그 신비로운 존재만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마법으로 가득 차 있는 곳인지도.

 

페이지를 그져 넘겨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사진 속 아름다운 잔상에 가슴이 저며온다.

향수에 잠겨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익숙한 기와집이 나온다. 바로 남해다! 내가 가본 곳도 나오는구나. 아주 반갑고 자랑스럽다. 정겹게 남해를 읽어 내려가다 보니. 남해가 고향이던 언니가 생각나네. 유자차만 보면 힘들게 유자를 손질해서 청을 담그고 차를 만들던 엄마 생각이 나서 유자가 꼴도 보기 싫다던 언니가. 누군가의 일상이 누군가에겐 추억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지루한 고향일 뿐인 곳이 누군가에겐 삶에 지칠 때 떠나고 싶은 목적지가 되기도 한다. 여행이라는 것이, 동경의 장소라는 곳이. 바로 섬이라는 곳이 그렇다.

 

어렸을 때 즐겨하던 대항해시대 게임에서만 보던 장소들도 나온다. 카탈리나 에란초의 본거지였던 카나리아 제도나 배를 타고 정처없이 헤매다보면 나오던 보급항 잔지바르. 배를 타고 오래 다니다 보면 사이렌의 노래 때문에 선원들이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었는데. 가만 보면 내가 이 게임을 그렇게 좋아했던 이유도 내 마음속에 이러한 동경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윈도우 도스 2D의 조잡한 그래픽이었지만 그때 배를 타고 구석구석 여행하며 세계지리를 배웠고 칸노요코가 참여한 아름다운 BGM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 속 확실한 잔상으로 남아 있다.

 

I ESCAPE. 탈출.

그랬던 것 같다. 난 언제나 여행기에 가슴이 설레고 세계여행을 하는 게 꿈인 소녀였는데 취업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그꿈은 애저녁에 서랍 뒷켠에 넣어둔 것만 같다. 그래서 난 이런 책을 보면 그립고 향수에 젖어 눈물이 나나보다. 누구에게는 나처럼 잊혀져버린 꿈이 아니라 실현될 꿈이길. 킨포크아일랜드를 통해 여행을, 섬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언젠가 나 또한 그곳에 닿을지 모르니 책장을 아껴 열어보며 고운 꿈을 하나씩 쏘아 올려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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