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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태석 - 톤즈에서 빛으로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평점 :
한 줄 평: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묵직해진다. 이태석 신부가 말하는 사랑에 대하여.
부산에서 10남매의 아홉째로 태어난 이태석은 의대에 합격하고 레지던트 시험을 포기한다.
그는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고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한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있다는 말에 100km를 넘어서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는 하루에 진료를 매일 오전에만 200명씩 보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당시 내전이 심했던, 의료도 보건도 기술도 교육도 아무것도 온전치 않은 곳으로 향한 그의 내적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내 삶을 살아내기도 벅찬 세상에서, 의사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사제로서 ‘대의’를 실천하는 삶은 대체 무엇일까. 그렇게 사는 삶이 가능한 것인가.
이태석 신부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그가 직접 쓴 편지 등을 참고로 하여, 수단으로 향하기 전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그의 자취가 책에 담겨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나는 어쩌면 오해했었던 것 같다. 나를 위한다는 행위가 철저하게 나를 위할 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역설을, 타인을 위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나를 희생해버리는 것 자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태석 신부를 통해 느낀다. 그러나 그 사랑을 깊이 이해하려면 나는 한참 멀었다.
이태석 신부가 실천한 사랑이 너무나 거대해서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듯해 보이지만 그는 말했다.
“나누기엔 가진 것이 너무 적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겐 하찮을 수 있는 1%가 누군가에게는 100%가 될 수 있습니다.”
-본문 중-
이태석 신부의 삶은, 그리고 남수단 톤즈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치열하게 사는 삶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한다. 사랑을 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를 통해 마주한 나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이 스스로에 대한 미미함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한다면, 그로 인해 내 삶에서 자그마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만 하다면 자그마한 동기의 위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태석 신부의 자취를 살펴보며 지금 이 시기에, 그리고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보게 된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과 세상에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 그의 사랑을 읽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수철아, 너는 길에 돌멩이와 다이아몬드가 있으면 뭘 줍겠니?”
“지원자 수사님, 그걸 질문이라고 하세요? 당연히 다이아몬드를 줍지요.”
“그렇지? 그런데 나에게 의사는 돌멩이고 하느님과 너희들은 다이아몬드야. 그래서 신부가 되려고 수도원에 온 거야.”
“정말요?”
“응.”
-본문 中-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