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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특별한 아저씨 - 2021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 2020 의정부시 올해의책 선정, 2020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ㅣ 바람그림책 73
진수경 지음 / 천개의바람 / 2018년 12월
평점 :
왜? 그림책을 좋아해요? 어른이 그림책을 좋아한다고 하면 이런 질문을 쉽게 듣습니다. 다들 다양한 이유로 그림책을 좋아하실 테지만 제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림책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은 그 그림과 구성안에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글보다 더 강렬하게 감춰두고 있어서 글책과 달리 그림책을 더듬듯 훑어 보면 나만의 보물을 찾는 성취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책입니다.
그림책을 구석구석 뜯어보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분은 저와 같이 “뭔가 특별한 아저씨” 책을 같이 봐주길 바랍니다. 뭔가 특별한 아저씨 책은 그림책의 볼 맛나는 특징이 아주 쉽고 간결하게 잘 드러낸 책합니다.
뭔가 특별한 아저씨 책에서 숨어 있는 메시지를 찾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 표지 (절대 뒤로 넘기지 마시오)
보통 책의 표지는 그 책의 제목을 그야말로 고스란히 드러내지요.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예쁜 디자인. 글책에서 표지 구성은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데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그림책은 표지 그림부터 내용이 뭐지 궁금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도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있는 다정아저씨를 흘려보고 다정씨 뒤에 앉아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궁금증이 솟아납니다. 뒤편 사람들은 다양한 표정으로 다정아저씨를 봅니다. 그 표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깜짝 놀라 입이 벌어지기도, 환호하기도, 감탄하기도, 당황스러워하거나 안타깝게 보기도 하는 표정입니다. 과연 어떤 이유일까요? 참, 이 책을 표지를 읽을 때 더 재미있으려면 표지 앞쪽만 먼저 보여주세요.
2. 면지
면지가 뭐냐면 두꺼운 표지와 책의 얇은 내지, 이렇게 서로 재질 사이에 이어 붙여둔 종이입니다. 보통 책들은 그냥 하얀 종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은 이 면지에도 특별한 상징이 드러나는 내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 표지 안과 뒷 표지 안 면지의 그림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각 면지에서 하고 싶은 말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도 앞 면지와 뒷 면지의 그림이 아주 조금 다릅니다. 그 차이에서 의미를 담아냅니다. 앞면지에는 뭔지 모를 약간 구불구불한 어두운 갈색 선이 넘실거립니다. 과연 이 선들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내용을 살펴보면 금새 알 수 있습니다.
3. 속 표지
크고 화려한 그림이 꽉 채우는 겉 표지와 달리 속 표지에는 상당히 중요한 단서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아예 대 놓고 그림책이 원하는 정답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책도 표지에 대한 정답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힌트가 속 표지에 있습니다. 아이들과 읽을 때 일부러 이 그림을 숨겨두고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나중에 책 내용을 읽고 나서 “애들아! 3년에 걸친 이 그림 속 다정아저씨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한번 볼까?” 하고 다시 돌아와 볼 수도 있습니다.
4. 내용
그림책은 두 면을 펼쳐서 함께 봐야 합니다. 글책은 그렇게 보면 읽는 능력을 아주 특별한 능력이겠지만 그림책은 읽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또 그림책을 한쪽씩 봐야 합니다. 자연스레 눈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사이 그림책은 시간이 흐르기도 하고 주변 배경부터 주인공쪽으로 카메라가 이동하듯 장면을 묘사하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거나 양쪽이 서로 다른 이야기로 반전의 재미를 보여주기도 여러 장면에 걸칠 내용을 한 장에 요약해 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마주 보는 두 쪽에 묘사, 반전, 요약을 다 잘 보여줍니다. 다정 아저씨가 일하는 앞뒷 모습을 나란히 펼쳐진 두쪽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그려 두었습니다. 다정아저씨가 가위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것도, 소중한 머리카락을 기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것 두 쪽을 한쪽에서 바로 옆 다른 한쪽으로 정지된 듯한 장면을 찬찬히 살펴보게 합니다. 또 단 세 쪽 만에 일년이 지나가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그림책은 가끔 앞으로 돌아가서 뒷장과 비교하면서 봐야 합니다. 특히 사장님 방 장면은 앞과 뒤를 비교해 보면 좋습니다. 방안 전체 모습과 사장님의 얼굴 표정을 따로 비교해 보면 더욱 좋습니다.
5. 또 면지와 뒷 표지
이 책을 다 보고 나면 앞쪽과 면지를 다시 살펴본 다음 두 번째 면지를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 굽실 굽실 하던 선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앞 면지와 뒷 면지는 어떤 상황을 표현하는 지 쉽게 이해됩니다.
특히 뒷 표지에는 다정 아저씨의 앞모습을 신경 쓰지 않는 승객들 모습에서 우린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책을 다 보셨다면 앞 뒷 표지를 쫙 펼쳐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놓고 아이들과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6.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그림책은 쉬운 듯하지만 꼭 다시 한번 돌아가서 읽어보길 권합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그림 구석구석 숨은 이야기를 이삭 줍듯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그림책에서 보물 찾는 법과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다면 이 책 한 번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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