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타기
이순종 지음 / 좋은땅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수필집은 일단 들고다니기 좋을 만한 사이즈이다. 게다가 양장본(하드커버)으로 되어 있어 매우 고급져보이며 스마트하게 제작되었다. 표지 디자인은 제목 <<달빛 타기>>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이미지로 구성되었다. 하다못해 내용은 둘째치고 겉멋으로 들고다녀도 좋을 책이다. 더구나 온라인 價 9천 원이라는 책값은 너무 착하기까지 하다.

 

 이순종 수필가는 이 책을 자신의 삶에 있어 옹이같은 순간들을 한땀 한땀 엮어낸 수필집임을 강조한다. 어느 날 채식주의자로 살겠다고 자신과 약속하고 근 20 여년을 초연히 지켜가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그의 삶을 대하는 고집스러움과 신념 등을 엿보게 된다. 

 그가 강조하듯이 자신의 삶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평범한 사람으로서 작은 것일 망정 스스로 결의 하고 지켜나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세상은 위대한 사람들 만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수많은 의식있는 소시민들이 이사회를 지탱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 차원에서의 이순종 수필가는 의식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느낌이다. 따라서 그의 글또한 허술하지 않다. 옹골차다. 또한 인간애에 기반하여 그 만의 작은 실천이지만 먹성을 맑은 것으로 취하고 있으니 그의 수필은 탁하지 않고 깔끔할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순종 수필가는 오늘 날  경수필로 대변되고 여성적 미학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수필문학 생태계에서 나름 남성으로서의 신념과 철학적 태도를 보이면서 독특한 수필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뭇생명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과 성찰이 수필 곳곳에 배여 나온다.

 

 이순종 수필가는 상당히 역설적인 문장을 좋아한다. 이 역설적인 상황과 문장들은 해학적인 요소를 주어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수필 <천적>, <씨검사>, <나의 성인식>, <메멘토모리> 등에서는 역설적인 상황에 박장대소에 이르기까지 한다. 때로는 <소금>, <문>, <길> 등의 수필에서는 중수필로 둔탁하게 펼치게도 하지만, 문장마다에서 중년 남성의 성찰과 고뇌를 읽을 수 있게 한다. 그런가 하면 수필 <달빛 타기>는 매우 감각적이고 미학적인 수필이다. 달밤에 묘사된 그의 참선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구와 묵묵하기만 하는 자연적 현상과 대비되어 산사의 달밤이 시리도록 아름답게 펼쳐지는 것이다.

 

 <<달빛 타기>>는  한권의 수필집에서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본다.  해학과 교양, 성찰과 철학, 그리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한 감각적인 희열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수필집을 강추하고 싶다.

<밑줄 긋기>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세상을 구한 것이다(Whoever saves one life saves the world entire)’

소금은 바다의 사리다.
삶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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