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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말 헤어졌을까
대니얼 핸들러 지음, 노지양 옮김, 마이라 칼만 그림 / 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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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사람은 떠나지만 흔적은 고스란히 남고, 이는 마음과 기억 속에서 여전히 사랑을 잔류하게끔 한다.
민에게 사랑의 흔적은 물건이었다. 민은 에드와의 추억이 배어 있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추억을 되새김과 동시에 '그게 우리가 헤어진 이유'라고 콕 집어서 에드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물건들을 모아둔 상자와 편지를 그의 집 앞에 둔다. 큰 용기였으리라. 그러니 이제, 민에게 잔류했던 사랑들도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로 가득차기를,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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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래서 우리가 헤어졌겠지. 아주 작지만 이제는 사라져버린 이런 것들 때문에.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내 손에는 있지도 않았던 것들 때문에.
_대니얼 핸들러, <우리는 정말로 헤어졌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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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
송정림 지음 / 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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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과 단어가 내 삶 속에서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이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직시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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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림 작가는 다양한 소설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이 책에 한데 모았다.
그리고 그 모습에 대해 '사랑은 -이다.'라는 정의를 덧붙였다.
여러 정의를 읽으며 나는 과연 사랑을 무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으나, 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하나로 정의내리기 싫은 존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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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랑은 사랑이지, 라는 생각만 들 뿐이다. 사랑은 있다, 있다, 있다, 라고 외치는 작가의 목소리가 나를 감싼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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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떠나도 사랑은 남는다. 그 사랑은 사람이 소멸하는 그 순간까지 존재의 이유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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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회에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고, 타인에게 그 답을 구하는 것도 아니라고, 오직 내 마음에 물어보고 내 마음이 흔드는 깃발의 방향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_송정림,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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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미친 건 아니에요 - 미미시스터즈
미미시스터즈 지음 / 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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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인생은, 즐겁게 사는 것이 최고다!
즐겁게 사는 듯 보이는 미미시스터즈 언니들의 삶을 엿보며 키득키득 웃음이 나오곤 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이미 본 듯한 친숙한 느낌이 물씬 느껴졌던 미미시스터즈 언니들.

미안하지만 미친 건 아니에요!!!!!!!!!!
누가 뭐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룰루랄라 즐겁게 하는 건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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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고 잊혀간다. 남은 사람들은 그를 기억한다. 남은 사람들도 죽고 잊혀간다. 결국엔 기억만이 남아 공기 속을, 우주 속을 떠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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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경험보다는 직접경험을 더 하며 살고 싶었다. 20대에 그런 욕망이 제일 강했다.
실존이 본질을 앞선다. 적어도 나의 20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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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사람은 하루하루 늙어간다. 1초라도 젊을 때 진심을 보여줘라.
_미미시스터즈, <미안하지만 미친 건 아니에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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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나희덕 지음 / 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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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제목부터 마음이 평안해지고 고요해지는 책이다.
나희덕 시인이 한 문장 한 문장 읊조리는 듯했다.
읊조리는 그 소리에 기대어 한 걸음씩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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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긴 여운을 가져다주는 내용은 <구부러진 손가락들>이다. 

시인이 자선 가게에서 장애로 심하게 일그러진 육체를 지닌 점원을 만났다. 시인이 지폐를 내밀고, 점원이 심하게 떨리는 손으로 거스름돈을 주는 장면에서, 시인은 이런 말을 했다.
"흔들리는 물통 속의 물처럼 찰랑거리는 동전들. 나는 그 소리가 무슨 노래라도 되는 것 같아서 동전을 지갑에 쉽게 던져 넣지 못했다. 동전을 손에 꼭 쥐고 걸으며 그가 들려준 음악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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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여운이라고 표현하는 시인을 보며,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존재를 향한 시인의 시선, 그 시선이 나에게도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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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든 사람이든 잎이 지고 열매가 떨어지는 것은 한결같지 않은 일이다. 예상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니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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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신발끈을 단단히 매어본다. 작심삼일이라고 하지만, 다시, 다시, 또다시, 나태해진 영혼을 일으켜줄 어떤 말이 우리에게는 늘 필요하다.
_나희덕,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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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서 가능한 날들이었다
정기린 지음 / 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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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끝내 부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요.

_정기린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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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계절과는 상관없이 나는 여전히 당신이라는 시절을 살게 되었으니, 내게 이 계절의 이름은 끝내 당신이고 말아버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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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당신에게 정말로 고백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차오릅니다. 스스로를 허황되고 요란하게 만들던 간절함과 그리움을 벗어나 그대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헤아리고 존중할 때, 오직 그것만이 당신을 사랑하는 올바른 방법이겠음을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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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마주볼 수 있게 된 그대의 두 눈에서, 거기에 비친 내 모습이 아니라 당신의 영혼을 만납니다. 당신이라는 타자를 온전히 헤아릴 때에야 비로소 나는 간신히 나 자신일 수 있을 것임을, 그리고 또한 내가 온전히 나 자신일 때 비로소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임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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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바다만큼 널따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당신이라는 이름의 바람과 하늘만큼 널따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시라는 이름의 구름은, 어떻게 그 좁쌀만한 모래 알갱이 하나가 우주만큼 우주보다 더 무한하고 광활한 의미를 품어낼 수 있는 건지, 그 비밀만큼은 끝내 우리에게 일러주지 않았었으니까요.

_정기린, 「당신이라서 가능한 날들이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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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자명하지만, 끝이라는 이별 앞에서 그 어느 누구도 바로 설 수가 없다. 이렇듯 이별은 누구에게나 아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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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을 마주한 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와 방식으로 이별을 대한다. 작가는 글로 이별을 대한 듯하다. 당신이라는 사람을 향하여 글을 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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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순식간에 책을 읽지 못하였다. 작가가 당신이라는 사람에게 글을 쓰듯이, 나 또한 누군가에게 자꾸만 말을 건네고 말았으니 말이다. 때문에 작가의 글 중 일부는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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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향한 작가의 글은 무던히도 애잔하고 아팠다. 동시에 아름답고 소중했다. 유일무이한 감정을 담은 이 편지를, 어쩌면 당신이라는 그 사람만이 읽기를 원했을지도 모를 이 편지를, 용기를 내어 세상에 공개해 준 정기린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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