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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네 살 - 아빠 4년차 그림일기
유영근 지음 / 참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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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귀여워요.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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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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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3번 정도 덮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요. 하지만 이게 현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있다는 것은 이 책에 나온 여러 여성들이 겪은 일들을 전부 겪고 보고 들으며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성희롱과 성추행, 몰래카메라와 같은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내 주변 여자들은 한번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없다', '당신 옷차림이 문제다'란 말을 할 거라면 기본적인 상식을 더 키우시고 당신에게 성추행 경험을 말할 수 있을 만큼 당신을 믿는 여성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성추행 당한 경험을 친구에게 이야기 했을 때, 남자사람친구는 매우 놀라 다른 친구에게 상담을 했고, 다른 친구는 자신이 성추행 당한 경험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왜 그런 걸 자신에게 이야기하냐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성추행당했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에게 낙인이 찍힙니다. 성추행 당했을 때 제 옷차림이요? 고등학교 교복이었습니다.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만이 여성이 처한 현실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여성보다 남성을 더 우위에 두고, 집안에서는 딸보다는 아들이라 여기는 사회의 풍조는 과거보다 많이 나아지고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곳에 있습니다. 유리천장 역시 여전히 존재합니다. 여자라서 안 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일부러 더 술자리에 남고 늦게까지 일하고 집보다 회사를 생각해야 하는 커리어우먼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김지영 씨 세대의 많은 여성들은 사회의 시선을 당연시여기며 살아왔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존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에 맞설 수 없었으니까요. 비정상적 가치관이 우위가 되면 정상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수도 없이 자기 검열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껴도 내가 민감하겠지, 내가 잘못 생각한 거겠지 그런 말로 위안 삼으며 살아왔습니다. 여성으로서 집안일을 하는 게 당연하고, 오빠나 남동생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엄마가 없으면 다른 집안일들은 내가 도맡아야 하는 것, 아버지는 집안에서 숟가락 하나 놓지 않고 쇼파에 앉아 TV만 보는 것 왜 이런 것들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걸까요.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사람들이 슬퍼했던 이유는 무얼까요. 저는 강남역에 가 메모를 남기고 왔고, 그 자리에 서있는 것만으로 울컥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그 앞에 서 있다가 울다가 돌아왔습니다. 저는 피해자와 아무런 연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저 대한민국에 태어난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범죄 피해자는 수도 없이 많은데 왜 그 사람에게만 감정을 이입하냐고 물으실 건가요. 그 사람은 무언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저 놀러나왔다가 변고를 당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한국 모든 여성들에게는 길가다가도 언제든지 누군가에게 무슨 짓을 당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몇몇 남성분들이 이 글을 보면 '나도 길가다가 묻지마 살인당할까봐 무섭다'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이 가볍게 느끼고 말하는 그 살인당할까 봐 무섭다는 것을 여성들은 항시 느끼며 살아갑니다. 대화하다가 '이걸 그냥!'이라며 때리는 시늉조차도 당장 여성에게는 폭력이고 두려움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장난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여성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됩니다. 당신은 이 글을 읽고 잠시간의 불안으로 끝나지만, 여성은 그 불안을 늘 갖고 있습니다. 여성을 여성으로 대우해 달라는 게 아닙니다. 남성이고 여성이고 똑같은 인격체로서 대우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한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남성분들의 대다수가 이 책을 집지도, 또 사 보지도 않을 것을 알기에 절망합니다.


분명히 지금은 김지영씨가 살아왔던 때보다는 조금 나아졌을 겁니다. 아들보다 딸이 좋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고, 가사분담과 육아분담을 공통으로 나눠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사회의 변화들이 조금씩이라도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세대에는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는 옛날 사람들 구식이었다며 불과 몇십년 전의 이야기를 농담 삼아 꺼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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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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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소비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면 남성들의 소비는 대체 어디로 나가고 있는 걸까 의문이 듭니다. 읽는 동안 너무 화가 나서 세 번 책을 덮었습니다. 이게 한국 기혼 여성의 현실이고,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도 사회를 바꿔야 하는 남성들은 읽지 않을 거란 사실에 다시금 절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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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think 2019-12-30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심히 생각해보면 이 책은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의 남자버젼이 나와서 문학적요소를 배제한 보고서형식의 소설이 베스트셀러를 하는 것은 책을읽는 우리가 지양해야할 방향입니다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다부사 에이코 지음, 윤지영 옮김 / 이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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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극단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어머니에게서 독립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거라면 부모와 연을 끊고 지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어릴 적부터 자기도 모르게 세뇌당한 방침에 우리 모두가 억압받지 않고 미워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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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사는 남자 - 괴짜 의사 토이셸의 수상한 진료소
페터 토이셸 지음, 이미옥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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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머리를 식히고자 잠시 웹서핑을 하던 도중 그날따라 블로그에 접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리고 우연히 누른 포스팅에서 꼭 신청해야 할 것만 같은 책제목을 발견했다.

그게 <미쳐야 사는 남자>다.


사람은 원래 그게 무엇이든 간에 한 가지에 미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지 않던가.

제목 아래 붙어 있는 '괴짜 의사 토이셸의 수상한 진료소'에 한 번 더 눈이 갔다.

심리학과 관련된 도서인가? 페터 토이셸은 어떤 치료를 하는 사람인가? 

거기에 책 소개에 등장하는 얼룩말 여자란 망상을 쫓는 사례에 마음이 끌렸다.

이건 읽어야겠다, 재밌겠다. 그리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에 지금 이 서평을 쓴다.




일단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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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삶의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 책은 ‘독일의 올리버 색스’라 불리는 정신과 의사 페터 토이셸이 쓴 망상과 현실의 경계에 선 환자들에 대한 상담기록이다.

 

저자 페터 토이셸은 30여 년 동안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상담했고 그 치유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결코 삶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던 환자들의 모습은 그에게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의사이기 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었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해준 특별한 환자들의 사연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한 명인 요한 마이링어는 사십 대부터 수십 년간 요양원에서 살았다. 정신병 증상이 급작스럽게 악화된 그는, 급기야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얼룩말 복장을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저자는 요한을 치료하면서 그가 현실 세계에서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지만, 망상 속에서 얼룩말 복장을 한 여인과 만나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료 과정에서 저자는 환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광기라면 이를 꼭 치료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이후 진단과 처방만이 치료가 아님을 깨닫고, 눈에 보이는 증상보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이 진정한 치료임을 알게 되었다.  


저자 약력

지은이 소개_페터 토이셸Peter Teuschel

 

정신과 및 심리치료 전문의인 페터 토이셸은 1959년 뮌헨에서 태어났다. 뮌헨에서 의학 공부를 시작, 1988년 정신병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처음에는 내과를 희망했지만,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모임에서 우연히 1,000장 정도의 정신과 환자의 기록을 읽고 난 후 정신과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 이후 30여 년 동안 다양한 신경장애 및 심리장애를 지닌 환자들을 상담·치료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정신과 전문병원에서 조교수와 정신과 과장을 역임했고, 이후 바이에른 주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병원장으로 지내다가 1996년 뮌헨에서 정신과 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병원을 세워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집단 따돌림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쓴 《모빙Mobbing》(2009), 저널리스트 클라우스 베르너Klaus Werner와 함께 쓴 어린이와 청소년의 따돌림에 관한 책 《불링Bullying》(2012), 가족 간의 분열과 소외를 다룬 《별난 사람Das schwarze Schaf》(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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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토이셸의 독특한 치료법


여담을 하나 하자. 나는 정신과 상담은 아니었지만, 서평단 모집 덧글에 적었듯 심리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 어떠한 문제로 인해 상담소를 방문했고, 심리 상담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던 나는 그저 상담사가 끝났다고 해서 끝난 줄만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후에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변하는 부분이었다고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해답을 찾고 난 후에 나는 상담가에게 실적과 연구 사례를 제공하기 위한 실험용 쥐에 불과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심리상담을 받아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 의사는 조금 다른 치료법을 사용한다. 얼룩말 여자를 쫓아 병원을 나가려는 환자를 내버려두거나 방구석에 처박혀 온라인게임만 하는 환자와 함께 게임을 하는 등의 희한한 치료말이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바로 이 점이었다. 저자인 페터 토이셸이 여느 정신과 의사나 상담가와는 조금 다른 치료법을 시도한다는 것. 굳이 말하자면 상대를 그저 환자로만 보지 않고, 말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해하려 애쓴다는 게 토이셸의 서술에서 드러난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자신의 약한 면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 환자들은 자신의 정신병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며 그 원인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게 가능하다면 그는 정상인일 테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현대의 상담가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망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정신병과 정상인의 경계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환자들의 본질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진짜 의사가 아닐까. 의사가 마음을 열고 환자를 대할 때, 환자 역시 그에 상응하는 치유를 스스로 행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상 깊은 케이스

옮긴이의 말에도 적혀 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케이스는 역시 5장 '차가운 대리석 도시의 소녀'였다. 무의식의 발현인 꿈에서 그녀는 대리석 도시를 마주한다. 감정불감증. 최면까지 사용하여 들어간 내면에서 그녀는 지하실, 알 수 없는 소녀 등을 발견하고 감정을 되찾는 무엇과 마주한다.


6장 '사랑의 결사단을 조직한 수녀'도 흥미로웠다. 수녀원 내부의 혼란을 제거하고 싶은 원장 수녀와 환자를 돕기 위해 애쓰는 카타리나 수녀, 그리고 조증을 앓고 있던(?) 엘리자베스 수녀까지. 이 장은 수녀에 대한 편견을 깨트릴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케이스로 보인다(+엘리자베스가 선택한 결정에 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외에도 각각의 장들은 잡동사니 증후군, 감정도착 등 다양한 정신병과 이를 치료해 나가는 토이셸의 기록들은 보통 책처럼 놓쳐도 되는 장이 하나도 없는 듯하다.





심리학 관련 도서를 찾아보면서 서점 평대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결론적으로 최근 진열된 평대에서 이 책보다 재밌는 책은 없었다. 이론적인 원리만을 나열하는 딱딱한 심리학 책이나 사례들만을 나열하고 분석하는 임상심리 책들과 이 책은 다르다. 정신과 의사의 시점에서 환자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물론 그는 여느 정신과 의사와는 조금 다르다) 환자마자 다른 처방을 하려 노력한다. 그러한 노력들이 저자의 시점에서 솔직하게 서술되어 진실성을 더하고, 재미도 배가시킨다. 최근 읽은 심리학 책 중에 가장 재밌다고 단언할 수 있다.

드문 경우라고 하면서, 선생님이 자주 이런 방식으로 치료를 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어요.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고 그 선생님에게 말했죠. 그분은 이런 치료가 다섯 명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그 선생님은 뭔가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처럼 보였어요. 이마를 찌푸리며,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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