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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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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를 부탁해 [리뷰]

 






  처음 이 책이 서점에 나타났을때 나는 책의 이름보단 작가의 이름을 보고 골랐던게 사실이다. 신경숙 작가의 바이올렛을 접하고 한동안 글을 쓴다는게 참 어렵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을 매번 기다렸던 것도 사실이다. 거대한 출판사에서 화려한 홍보 속에서 언제나 무엇을 읽고 무엇이 잘 선택한건지 아직도 헷갈리지만 언제나 그녀의 글은 늘 선선하고 일반적인 감성을 새롭게 풀어나가는 법을 알고 있었다.

  '너' 라는 지칭어에서 나는 곧 '나' 라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소설 속 엄마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나의 엄마와 엄마의 모성애라는 것은 세월이 흘러 현대에서도 모습만 바뀔뿐 근본적인 것이 변한게 아니기에 나는 수월하게 책장으 넘길 수 있었다. 엄마를 잃어버린 자식들의 이야기와 그녀의 남편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 자신의 이야기가 먼 곳에서 중심으로 모이듯 좁혀지며 책은 마무리 지어진다. 앞에서 말했듯 너의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은 결국 읽는 나에게도 전해지며 거리감을 두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더 읽는 시점과 감각이 묘하게 일치되어간다. 그녀의 문장력이라 할 수 있는건지 아니면 일반화된 우리네 배경으로 인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책장 한장을 넘기기가 힘들었고 그것은 스물두살 딸을 아직도 어린 아이처럼 보듬는 '우리'의 엄마의 자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글 속의 나도 훗날 이렇게 저렇게 후회하며 걱정하며 엄마를 생각할까봐 그게 그렇게 두려웠었던 걸지도 모른다. 잠들고 있는 엄마의 소중함을 깨우며 일으키는 사건들을 읽을때마다 울컥하기도 하고 가슴이 내려앉기도 했다. 누군가는 그랬다. 이 소설은 그저 사람들 감정을 쥐어짜내며 돈을 버는 것이라고, 식상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고. 어찌보면 많은 문학과 영상매체들이 다루었던 식상한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손을 거치며 재발견 되기도 하고 재해석 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식상한 이야기의 롱런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여긴다. 사랑의 이야기가 아주 옛날부터 현대까지 가장 중요한 주제를 자리잡 듯 엄마의 이야기는 늘 가슴이 저릿하게 만든다.

  이 글을 읽고 자주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던게 기억난다. 학기 중엔 멀리 떨어져 살아 잊어버리고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연락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의외라며 놀랐던 엄마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이 책을 처음 골랐던 이유가 작가의 이름 때문이었다면 글을 다 읽고 나선 그 소설 내용이 나를 덮어 내 생활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 놀랍다. 조용하게 말하지만 잔인할 정도로 객관적이며 그 냉정함을 보듬는 엄마의 목소리는 이 소설의 완성도를 잡아주는 '엄마'의 역할은 마지막까지 한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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