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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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청 재밌다. 밤새워 읽고 싶었지만 억지로 책상 위에 두고 잠자리에 들 정도였음. 1903년 최초의 한인 이민자들이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내렸는데 그 중엔 신랑감을 구하러 온 ‘사진신부’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땡볕에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해 하루 몇십 센트 겨우 받는 품삯을 모아모아 조선의 독립자금으로 보냈다는 그런 얘기들 말이다.
2. 이 소설은 그 사진 신부들이 각자의 사연을 뒤로하고 1918년 조선을 떠나 ‘포와(하와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자리 잡는 그런 이야기다. 영어 한 마디 할 줄도 모르는 소녀들을 마중 나온 신랑들은 나이도 경제력도 속인 중늙은이도 많았단다. 그제사 다시 조국으로 돌아갈 길도 없어 울며불며 살았어야했다니 참으로 안되고도 안되었다.
3. 주인공 버들과 홍주,송화는 낯설고 낯선 그 곳에서 갖은 고생속에서도 서로서로 의지하며 지낸다. 아름다운 하와이에서 한 달을 공부하며 지냈었던 나도 처음보는 풍광과 날씨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는데, 긴 치마저고리 입고 일본을 거쳐 몇달에 걸쳐 배로 하와이에 간 사람들은 얼마나 적응하기 힘들었을까?
4.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가 이들의 삶에 그대로 드러난다. 한마음으로 조국독립을 바라지만 이승만파,박용만파,윗동네교회,아랫동네교회로 갈라지고 반목하는 동포들의 모습 등이 그려지고 중국으로 넘어가 항일무장투쟁하는 장면, 일본의 진주만 공격 등이 이들이 겪은 장면장면들이다.
5.하와이 이주민 하면 다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여기에 그려진 것은 다양하고도 낮은 여러가지 힘든 일, 세탁,하올레(백인)집의 가정부, 파인애플 통조림공장, 바느질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는 듯.
미국 유학시절 한국 교민들은 부지런 하니까 세탁소며 델리를 많이 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도 자본을 가지고 이민 온 사람들이나 그렇고, 아닐 경우는 온 가족이 빌딩 청소부터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모국을 떠난 외국에서의 삶이란 참 예나 지금이나 팍팍하고나. 외국에 있으면 다 애국자가 될 수밖에 없는 그 마음도 이해가 간다. 꿋꿋하고 아름다운 주인공들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 읽을 때 BGM은 하와이 노래였다는 ㅎ 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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