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만큼 사랑스런 책.
아흔 살 할머니가 주인공인데 어찌 이리 사랑스러울 수가있나? 아흔 살 봄, 주인공 잔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프랑스 외딴 시골 농가에서 일어나는 작고도 소소한 일들. 남편과 사별하고 가끔 내려오는 아들,딸,손주들과 이웃들과의 얘기들이 정감 넘치게 그려져있다. 자신의 일상에 애정을 듬뿍 갖고 일기를 써내려가는 혼자 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그 정도 건강을 유지하며 그렇게 살 수 있을것인가 자꾸 궁금해진다. 어쨌거나 인생은 하루하루 우리의 #일상 이 이어지고 또 이어진 것.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가? 몇년 뒤엔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

ㅡ ㅡ ㅡ책속에서 밑줄긋기 ㅡ ㅡ ㆍ

“p170 지금도 예쁜 할머니 소리를 종종 듣고, 영감들이 살살 장난을 걸어오기도 한다. 내가 그들의 생기없는 눈동자에 잠시 빛이 돌아오게 하면 스무 살 때처럼 기분이 좋다. 명줄이 얼마 안 남았어도 누군가의 마음에 든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얼굴 붉어지는 나이가 따로 있지는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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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8 사실 내가 유일하게 지루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나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지루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다. 평소에는 정신없이 흐르는 시간이 그럴 때만 축축 늘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면 모를까,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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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5 잊고 싶은 현실로 나를 갑자기 되돌려놓은 것은 어릴 적 동생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이미 노인이 된 동생의 성난 음성이다. 내가 제대로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나보고 무관심하다고 비난을 한다. 나보고 팔다리 성하고 아픈 데 없이 살아서 좋겠다고, 자기와 멀리 떨어져 그렇게 사는 것도 복이라고 퍼붓는다. 동생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동생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동생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던 그 모든 순간에도 나는 동생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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