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한테 잘해줘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3
박영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영우한테 잘해줘' 라는 이 책의 제목은 평범해보이면서도, 청소년들에게 강렬한 교훈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의 어디에서도 '영우'라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영우'는 그저 우리들의 인생,네자신의 인생에게 잘해줘라.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사회적인 약자로 설정되어 있는 두 주인공, 꼬마와 자이언트의 과고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하지만, 그는 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것' 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것이 과연 내 의지에 의한것인가.그리고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옳다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학업이 성공의 수단으로 중요한 쓰임을 받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는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작가가 현대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교육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들은,  '대학을 잘가야 돈을 잘 번다' '돈을잘버는것이 성공한 인생이다' 라는 말을 들으며 마치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것처럼, 학업을 요구하는 사회 속의 편견에 끊임없이 사로잡히고,억압받는다. 공부는 성공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으나, 행복을 위한 수단이 될 수 는 없다.

 

 '코끼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끈, 그건 누가 끊어야하는 지 아냐? 그래 자기자신! 자신을 구할 수 있는것은 자신뿐.' 이라고 외치고 있는 자이언트.그는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것인가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엘리트이나,자신의 삶이 공부로 인해 완벽하게 달라지지 않을것을 어린나이에 예감하고 있었다. 돈을 많이 버는것을 동경하며,열심히 과고시험준비를 하는 그들과 함께 있지만, 사실 자이언트는 돈은 많이 버나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부모를 보며 자라온 아이였고, 때문에 실은 그 속에 속해있지 못했던것이다.

 

과고아이들, 이들이 학원가의 밤거리를 누비며 도둑질을 하는모습은, 오히려 통쾌하고 짜릿하기까지 했다. 항상 수동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것들만을 해왔던 이들에게, 자신의 의지로 인해얻어진 성취감은 이루말할 수 없을정도로 달콤한것이었을 것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가 극단적인 '자살' 이라는 선택을 하도록 내몬것도, 결국 바뀌지않는 현실, 그것은 절대로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범위의 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헬로키티에게는 입이 없다. 헬로키티에게는 말할 자유가 없었기 때문에 살 가치도 없었다, 이는 무서운말이다.자이언트가 자살을 결심하게 된것, 자신의 자유,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한 그의 마지막 소리없는 발악은 아니었나, 하고 감히 짐작해본다.

 

그의 유일한 친구, 남겨진 꼬마만이라도 죽음을 택한 자신처럼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길 원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또, 내자신에 대해서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지금껏 내자신을 어떻게 대해왔는가, 에대해,그리고 지금 내모습은 어떤가에 대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계기가 되었던 좋은 책이었다. 앞으로도 이런책들을 많이 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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