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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ㅣ 암실문고
마틴 맥도나 지음,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평점 :
※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필로우맨' 은 이미 연극으로 흥행한 작품이다.
그래서 언젠가 꼭 원작으로 읽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해당 작품을 올린 건 2007년,
그 당시 최민식 배우가 주연을 맡아 연기했는데
글이 좋다고 극찬한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단언컨데, 내가 읽었던 희곡 중에 가장 강렬했다.
어느 서스펜스보다도 흥미진진하고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주옥같아서 꼭 한 번 기회가 된다면
배역을 맡아 연기해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이 희곡에서 '이야기' 는 커다란 담론으로 작용한다.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화를 좋아한다.
어린시절, 누구나 예쁘고 아름다운 동화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이야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각색된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데르센 동화의 원작도,
다소 잔인하고, 사실은 좀 더 비극적이다.
그렇다면, 여기 잔혹동화.
아니. 정확히는 우화를 즐겨쓰는 아이
'카투리안' 이 있다.
카투리안은 이야기를 즐겨 쓴다.
하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은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
비극적 결말을 맞는 대상은 늘 '어린아이' 이다.
카투리안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어 심문을 받는다.
카투리안은 자신은 이야기를 썼을 뿐이고,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한다.
형사는 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이
카투리안의 이야기에 나오는 범죄 수법이 이용된 것을
증거로 카투리안을 범인으로 몰아간다.
카투리안과 투폴스키의 주장은 극명하게 대비되지만,
그만큼 더욱 더 명확하고 섬세하게 전개된다
투폴스키는 자비없이 카투리안을 몰아간다.
하지만 카투리안은 지지 않고 되받아친다.
카투리안이 심문을 받는 현장이
눈 앞의 일처럼 생생하게 구현된다.
그는 왜 비극적인 이야기를 썼을까.
읽으면서 계속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결말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카투리안을 이해하게 된다.
'어른에 의해 희생된 아이'
카투리안의 지속적인 세계관을 이룬
이 주제는 커다란 상징성을 지닌다.
카투리안의 세상은 비명으로 가득했다.
그가 상상한 세계 속 아이가 비극적 결말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펼쳐진다.
더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서,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카투리안에게는 사랑하는 형이 한 명 있다.
카투리안은 형에게 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위 대화는, 카투리안과 마이클의 대화이다.
마이클은 카투리안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필로우맨' 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필로우맨은 푹신푹신하고,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운다.
하지만 아이들이 비극적 운명을 맞닥뜨리기 전에
아이들을 죽게 만든다.
카투리안은,
필로우맨이다.
카투리안은 자전적 이야기를 우화로 담아냈다.
진실을 들여다보면 카투리안을 필로우맨으로
만든 것은, 결국 어른들이다.
스토리텔링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희곡.
그것을 경계함과 동시에, 오히려 비극적 현실을
생생하게 고발하는 전개가 좋았다.
이 책을 통해 '마틴 맥도나' 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도 좋았다.
오랜만에 좋은 희곡을 만나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작품에 소년병 역할을
고민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배우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고,
희곡을 읽어보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라 적극 추천하고 싶다.
나처럼 이 이야기에 어느 순간
어느순간 푹 빠져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의 머리는 원형 베개였어 그리고 머리에는 단추로 만든 두 눈과 미소 짓는 커다란 입이 있었는데,항상 미소를 짓고 있어서, 항상 이빨이 드러났어. 이빨도 베개로 만들어졌어. 작고 하얀 베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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