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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iPE 2 : 튤립의 여행 ㅣ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정혜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깔끔하고 단순한 그림이 가득한 팡 그래픽노블이예요. 가볍게 느껴지는 그림과는 다르게 읽으면 읽을수록 무게감있는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 책을 다 읽고나서는 인상깊었던 부분이 계속 생각나서 여운이 오래남았어요.

아름드리 나무 밑에서 늘어져있는 곰을보고 지나가던 뱀이 부럽다고 해요. 이런 뱀의 말을 듣고 보이는 대로 다 믿으면 안된다는 곰의 말이 제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알고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잊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나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졌어요. 편안해보이는 곰도 사실은 굉장히 긴장한 상태이고 다른 것을 할 만한 힘이 없다는 말에 저의 옛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긴장을 풀면 온 몸의 기관들이 아래로 뚝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곰의 말에 공감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주저앉았던 경험도 생각이 났고 내 삶을 지탱하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가 긴장이라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곰과 뱀의 대화를 읽고 다음 장에 나오는 곰의 기관들이 흘러내리는 그림을 보면서 작가의 기발함과 표현력에 감탄했어요. 또 봄에 처음 핀 꽃을 보면서 좋아하는 파랑새가 한 해가 시작되었다며 좋아해요. 이런 파랑새를 보면서 꽃은 뭔가가 눈에 보인다는 것은 그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뜻이라고 혼잣말을 해요. 인간의 출생 등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겪는 일들이 저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이러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본질을 생각해보도록 안내해주는 이 책을 읽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