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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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사실 적잖이 놀랐다.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가냘프고 연약한 미혼모가 아닌 드세고 불량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의 등장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주인공 하리는 자신의 뱃속 아기를 괴물이라고 부른다. 이 부분부터 이질감이 느껴졌다. 괴물이 아닌 순수한 아기 혹은 앞으로 자신과 함께 살아갈 친구이자 가족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지 못한 하리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하는 하리에게 뱃속 아기는 짐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하리의 모습이 내겐 철없이 느껴졌고 새 생명을 경시하는듯한 그녀의 태도가 거북스럽게 다가왔다. 아이를 불법적으로 입양시킬 수 있는 미혼모의 쉼터라고 할 수 있는 분홍하마의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면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미혼모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곳은 어딜까. 나는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분홍하마의 집 안에서 미혼모들은 정기적으로 고백의 시간을 갖는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하리는 고백의 시간을 진행을 맡게된다. 어릴적 상처로 얼룩진 이 책의 인물들의 삶을 하나하나 세세히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아직은 온전히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싶어한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내게 신선하다기보다 다소 충격적이었다.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미혼모들의 세계를 이 책을 통해 경험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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