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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연간의 격정 1
김혜량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평점 :
모란절의 일로 역모를 꾀한다는 누명을 쓰고 황성사에 잡혀있는 죽마고우 연하의 일로 제일환관인 추신을 찾아간 주인공 가경의 생각을 읽는 것이 흥미로웠다. 가경이 추신을 가까이서 볼 때 느꼈던 외모의 평이 비교적 세밀하게 묘사되어 놀랐다. 50대의 추신이지만 젊음이 풍겨지는 눈동자부터 시작한 그의 선명한 이목구비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가경의 감탄을 나 역시 느꼈다. 추신의 권유로 친구의 무고함을 황제를 알현하며 직접 고할 수 있게 된 가경은 긴장이 극에 달해 몽롱함을 느낀다. 그의 긴장감이 내게 전해지기도 전에 연하는 이미 방면 되었다는 기쁜 소식과 자신이 마음에 드냐는 황제의 물음에 가경과 나는 충격을 받았다. 가경에게 대답을 재촉하며 짐의 지아비가 되어달라는 황제의 부탁을 가장한 명령에 앞으로 가경에게 펼쳐질 평범치 않은 일들이 무척 궁금해졌다. 얼굴과 귀까지 붉어지며 수줍은 목소리로 가경에게 자신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손을 잡아 깍지를 끼는 황제라는 위치에 있는 높은 신분의 사람이 그동안 내가 알고있었던 위엄있는 모습과 달라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화살을 맞지 않고도 몸에서 피가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라는 가경의 심경을 표현한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이 가경에게는 어찌보면 독이 된 셈이다. 밀원에 갇혀 외로운 생활을 하게 된 가경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많지 않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자신의 처음 의도와 상관없이 현실에 수긍하며 변화하는 가경의 속마음을 읽어가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