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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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거의 모든 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 되어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났을 때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 기록으로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 혹은 범죄 현장을 기록해 범인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기에 블랙박스의 순기능만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내 생각이 편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라인에서 단순한 사고 영상들이 무한 반복되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그것을 아무 거리낌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인공 소녀 양고울이에게처럼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절친한 친구 예담이의 죽음으로 약 두달간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삭혔던 고울이가 안쓰러웠다. 고울이의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방식이 잘 못 되었다는 알게 된 순간 그 안타까움은 더 했다. 온라인에 한번 올라간 영상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것처럼 열다섯 살 고울이의 삶에서 예담이의 사고와 그와 관련된 헛소문은 그녀를 계속 따라다닌다. 또 온라인에서 예담이의 끔찍한 마지막 모습을 지울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복잡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예담이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고울이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가는 것을 읽으면서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바삭한 달콤한 초코 과자들이 먹고싶어졌다. 고울이가 심적으로 힘들 때 유일한 위로와 위안을 안겨줬던 달콤한 과자가 나에게도 용기와 힘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많은 타인의 영상들을 흥밋거리로 여기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날카로운 화살이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청소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자신의 기억이 아닌 세상 사람들로부터 예담이의 흔적을 지우려고 애쓰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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