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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할매 ㅣ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장준영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책을 읽는 내내 어릴적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정겨웠다. 홀로 2층집에서 사시는 할머니가 외롭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다시 처음부터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봉숭아 할매는 씩씩하고 강인한 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할머니라는 존재는 항상 우리편이지 않았을까 싶다. 실수하더라도 괜찮다며 보듬어주고 좋은 것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하는 할머니의 넓은 마음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되뇌어보았다.
책표지에 보이는 할머니의 손톱은 별명에 걸맞게 붉게 물들어있다. 시간이 흘러 겉모습은 늙었을지라도 손톱의 색깔을 통해 느껴지는 할머니의 마음은 젊고 생기넘치는 발랄한 소녀같다. 할머니의 집 도면을 보니 여러가지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내 마음처럼 이 식물들도 할머니의 손길을 그리워하고 키워주심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 냄새로 봄이 왔음을 알고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꽃씨를 심어 마당을 꾸미고 그것들을 키워내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할머니를 보니 존경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동네 소녀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고 키워낸 싱싱한 채소를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을 본받고싶다. 시간이 흘러 나도 할머니가 된다면 이 책의 봉숭아 할매처럼 소소한 일상에 즐거움을 느끼고 감사하며 살고싶다.
일년동안 할머니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내게는 큰 기쁨이었다. 잔잔한 호수와 같은 그림과 할머니의 말 한마디가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하는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