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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무녀 봄 : 청동방울편
레이먼드 조 지음, 김준호 그림 / 안타레스 / 2022년 8월
평점 :
책표지에 보이는 이 책의 주인공 소녀무녀 봄에게서는 우아하고 매혹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진다. 고지식한 내가 그동안 알고있던 무녀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라서 약간 충격적이었다. 장미빛같은 빨간 입술과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갈 것 같은 눈을 가진 봄이의 얼굴이 찰랑거리는 긴머리와 잘 어울려 신비스런 느낌이 든다. 난 너의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표정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않았다. 봄이의 강렬한 첫인상만큼이나 이 책의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예상치 못한 결말이 나를 압도했다.
무녀와 무당의 단어는 한글자 차이인데도 나에게는 그 어감이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무당이 신내림을 받아 사람들의 앞날을 예견하며 때로는 겁을 주는 이미지라면 무녀는 좀 더 온화한 인상이랄까?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자 중학교 3학년인 봄의 말투로 인해 내가 갖고있었던 무녀의 이미지가 달라진 듯 싶다. 전학간 첫날에 한복을 입고 등교하며 흥선대원군의 부인이자 고종의 친어머니인 여흥부대부인 민씨에게 배웠다며 사용하는 옛스런 말투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무녀일지라도 여느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또래 남자아이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표현하려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설레임을 느꼈다. 하지만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의 과거를 알아내거나 손금을 보며 미래를 예견하는 부분에서는 신기하기도하고 소름이 돋기도했다. 내 주위에 봄이같은 아이가 있다면 무서워 거리를 두었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봄이 주위의 친구들은 돌아보니 그들이 대단해보이기도 하고 아직 십대라서 겁없이 세상을 거침없이 살아가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다. 종종 학교괴담에 등장하는 일기장이 이 책에서도 등장하는데 그것에 담긴 비밀을 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했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기묘한 세계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