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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와 무지개다리 ㅣ 별이 시리즈
한나 지음, Sugi 그림 / 로하이후북스 / 2022년 6월
평점 :
강아지 말로 꾸슈랄라가 행복하다는 뜻이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있다. 하지만 강아지 별에서 태어난 강아지가 지구에 꼭 한 번 다녀와야한다는 '벌'을 받는다는 부분에서는 납득할만한 명확한 이유가 없어서 의아했다. 벌이라기보다 소풍이나 여행으로 지구에 와야했다면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을 것 같다. 이야기 속 강아지들에게는 사람들과 지구에서 머무는 시간이 벌이라고 생각하니 왠지모를 미안함이 든다. 동시에 내가 벌을 주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된 것 같은 오해 아닌 오해가 생겨 마음이 편치않았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강아지 별이는 꾸슈랄라별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너 지구에 온다. 오는 길에 무지개 다리에 숨겨진 여러가지 신비한 과자 중에서 용기맛 과자를 먹은 별이가 소심한 성격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이런 내 생각이 기우였을까? 아니면 용기맛 과자 때문이었을까? 지구에 대한 큰 기대에 부풀어 콧노래를 부르며 달리는 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꼭 안아주고 싶었다. 이런 별이의 기쁨도 잠시뿐.. 주인없는 강아지가 가게되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별이의 2주간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창살에 갇혀 자유를 잃은 별이와 다른 강아지들의 이야기를 읽고 그림으로 보고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이래서 작가는 강아지들이 지구에서 벌을 받는 것이라고 표현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의 안락사 이야기에 나는 놀랐다. 그러면서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다행히 별이는 순수함을 지닌 작고 예쁜 지율이라는 아이를 만난다. 지율이의 이야기를 읽을수록 그녀의 착한 심성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올랐다. 늙고 나약해 잘 걷지도 못하는 강아지 별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사랑을 베푸는 지율이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지율이가 결혼해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도 그 아이에게 추운 겨울에 마시는 달달한 핫초코처럼 따뜻한 사랑을 베풀며 양육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책은 반려견을 잃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과 함께 서로에게 의지하며 사랑을 주고받은 세월도 강아지에게 행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보지 못한 저 세상 너머가 오히려 강아지들의 진짜 집이고 더 큰 즐거움일 수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