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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사의 전선 일기 - 제1차 세계대전의 기록 1914 ㅣ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4
바루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사 / 2022년 7월
평점 :


이 책의 작가 바루님이 어느 겨울날, 도보여행에서 발견한 낡은 노트가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프랑스 병사의 일기장이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914년 8월부터 한달간 작성된 일기에는 징집과 싸움터로의 이동, 총알과 대포소리에 대한 병사의 느낌이 생생하게 적혀있다. 책에 나온 바루의 그래픽으로 재구성된 그림을 보며 일기를 읽으니 전쟁에 대한 충격은 나에게 배가 되었다. 그림을 보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고스란히 느꼈다. 이토록 끔찍한 전쟁이 아직도 지구상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답답하기만하다.
병사의 일기 중 저녁식사 후 가수로 일했었다는 대원 한명이 노래를 부르니 그 순간만큼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노래라는 것은 공포감을 순식간에 잠재울 수 있는 놀라운 힘이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그러고보면 노래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사람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니 말이다. 노래를 듣는 우리를 평온하게 또는 신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와 격려를 해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노래가 없는 세상은 상상이 안된다. 또 총칼을 갖고 무자비하게 적들을 공격하는 군인도 한 때 엄마의 품에서 자장가를 들으며 잠든적이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피곤한 몸으로 밤새 졸음과 싸우며 경계태세를 풀지않고 긴장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생각만해도 힘들다.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최선을 다해 싸우는 이들이 대단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일기 중간에 아침부터 죽여달라고 소리치전 포병이 끝내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때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의 기분과 마음을 내가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이 모든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이라고 하니 더 무섭다.
책을 읽고나니 지금의 평화로운 내 삶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감사함의 감정이 어찌보면 거만이고 오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