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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조
강흥수 지음 / 북향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역사소설은 즐겨읽고 또 좋아하는 장르의 글이라서 많이 읽는편인데 조광조에 대해서 한권의 책을 읽은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중종시절 개혁의 선두에 서있던 인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조광조의 왕도정치와 그가 이루고자 했던 태평성대의 세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되었다
책은 소설의 형식을 취하면서 연산군의 폭정으로 시름하던 조선시대 반정에 성공하면서 중종이 왕권을 잡게되고 공신들이 판을 치게 되면서 세상의 주인만 바뀌었지 백성들의 고초는 여전한 가운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산군때 여러번의 사화를 거치면서 사림들은 거의 도륙당하고 조정에 출사하지 않고 홀로 학문에 힘썼던 조광조는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사림의 영수로 자리매김한다
공신들에 둘려싸여 휘둘리던 중종은 공신들을 견제할 인물로 조광조를 낙점하고 그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책의 내용도 재밌었고 소설을 풀어가는 작가의 필력도 좋아서 술술 잘 읽히고 개혁을 꿈꾸고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조광조의 꼿꼿한 기개와 멋진 이상도 좋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이 책의 맨 처음에 작가의 말에 더 감동을 받았다
정의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온갖 부조리가 판을 치는 요즘 세상처럼 쓰러져가는 조선을 재건하려고 몸부림치던 개혁가인 조광조같은 인물이 지금 시대에는 없는걸까? 역사속에서 현실을 비춰봐야 한다는 작가의 말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정의는 그런 것이다 한알의 모래알을 꾸준히 쌍아 산을 만들고 그 산에 올라 보다 멀리 세상을 보는 혜안을 갖는 것 그것이 정의의 힘이다.'
이렇게 끝맺는 작가의 말이 너무 멋있어서 몇번이나 읽었다 이런 정의의 세상을 꿈꾸었던 개혁가 조광조는 사상과 이상을 멋지고 참되었으나 현실의 정치의 벽에 늘 부딫치고 너무 꼿꼿해서 타협을 하지 않는 성격때문에 결국 모함을 당하고 사약을 받고 만다
하나의 나뭇잎 때문에 말도 안되는 죽음을 당하고 마는 조광조의 죽음은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나치면 못미치는 만 못하다는 옛선인들의 말씀은 다시 한번 진리를 말해주는 것만 같고 조금의 융통성과 타협의 정치를 알았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모든 것을 끝내버리고 자신의 스승처럼 안타까이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에 정말 아쉬웠다
그러나 요즘처럼 이렇게 답답하고 정의라는 단어는 갈곳을 잃은 듯한 세상엔 조광조와 같이 흔들리지 않는 기개로 백성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위로해주는 정치가가 있어서 현실을 개혁하면서 희망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