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 조선을 지배한 엘리트, 선비의 두 얼굴
계승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조선을 지배한 엘리트 계층 그 선비들의 두얼굴에 대한 냉정하고 까다롭고 그리고 다면적인 평가가 들어있는 책이다 첨부터 책소개에서 선비에 대한 냉철하고 바른 판단을 할 필요가 있으나 역사적 평가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힘듦을 호소한 작가의 변명(?)이 인상깊은 책이었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이 책은 선비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밝혀놓고 시작한 것도 사실 그냥 두리뭉실 대충 훑어놓은 책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 조선의 500년을 지배한 선비라는 특권계층에 대한 다양한 평가라기 보다는 비판적 분석 그리고 역사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주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면에서 조목조목 따져놓아서 선비라는 고상한 이미지는 다 없어지고 특권계층을 누리기 위한 자기 자리를 지키고 안주한 못난 사람들로 보인다

 

이 책이 선비라는 계층에 대해서 양반이라는 조선을 이끌어온 특권 엘리트들에 대해서 너무 비판 일색이라 오히려 좀 반감을 가지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유교가 국가의 이념이 되면서 중화사상이 만연하게 되고 국가의 원수마저도 중국의 허가를 받아야 인정이 되는 못난 사대주의의 나라, 계층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 서자와 얼자에 대한 차별과 신분에 대한 차별로 얼룩진 나라, 그리고 자신의 영역과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자기 가문을 지키기 위한 당쟁과 붕당의 나라, 주자학과 성리학이 목숨보다 중요하고 국가의 원수보다 중요하며 인본주의를 덮어버리는 나라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양반의 의해 지배되어온 500년 역사의 조선이다

 

우리가 잘 하는 이황이라든지 정약용 율곡 이이 이런 선비들 마저도 노비의 존재를 당연시 했으며 오히려 노비를 늘려야 한다고까지 했고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특히 우리가 지금 전통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조선 500년 내내 어이져 온것이 아니라 조선의 후기 약 200년동안 변형된 형태로 자리잡은 유교의 나쁜 관습 때문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원래 장가를 가는 것인데 이제는 시집을 가다라는 말도 똑같이 사용이 된다든지 여성의 지위가 고려시대와는 많이 달라져 격하되었다던지 서자와 얼자에 대한 차별도 유교를 도입하면서 그 차별이 더 심해지고 사회적인 제약도 많아진 점등이 흥미로웠다

 

그냥  조선의 500년 역사에서 우리가 아는 훌륭한 성군과 그로 인해 태평서대했던 시대라고 막연히 알고 있고 그래서 유교를 부활시키고 선비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어설픈 책도 읽어본적이 있고 이 작가의 말대로 그런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는 듯하나 실상을 알고보면 이렇듯 계층에 대한 차별과 특권의식으로 똘똘뭉쳐 자기들 잇속만 챙기기 바빴던 선비들의 어떤 정신을 이어받아야 할지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난감해진다

고고한 외형과 독야청청하는 바른말 이미지로 한껏 포장 되었지만 그 속내를 보면 특권계층의 이기주의일 뿐인 사대주의 선비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속이 시원하면서도 다 읽고 나니 너무 비판 일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한쪽으로 치우친 평가가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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