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

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 - 한 시골교사의 희망을 읽어내는 불편한 진실
황주환 지음 / 생각의나무 / 2011년 3월

제목을 보고 목차를 읽어보고 작가의 이력을 읽어보고 본문의 내용을 읽는 순서로 항상 책을 읽는 편인데 이번엔 작가의 이력이 아주 눈에 띄었다 
시골의 국어교사로 근무하면서 쓴 소설인가? 수필인가? 글의 내용이 짐작이 가지 않아서다 
그런데 책을 펼치고 읽어보기 시작하면서 뭔가 이책이 뭔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결국 책을 다 읽고 나서 서평을 쓸 수가 없어서 다시 한번 더 책을 읽었다 

독서라는 것이 어떨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때 좋은 것이기도 하고 잠 안올때 심심할때 그냥 읽는 것이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뭐랄까 계속 집중해야 하고 불편한 말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나와 읽는 내내 마음이 산란했다 
그러나 너무 맞는 말이어서 그랬던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나의 아이도 그런 부조리함의 극치인 그 학교에 보내야하고 내가 겪은 그런 일들을 또 겪을 생각을 하니 치도 떨리고 또 무슨 방법이 없나 우린 이렇게 교육을 정당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처음에 별 생각없이 읽었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이 가고 맞는 말들만 하셔서 작가님의 완전 팬이 되었지만 그렇게 불편하고 불안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싹뚝 짤라내서 피가 철철 넘치는 그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두근거렸다 
나도 생각해보면 학교라는 곳이 좋은 기억보다는 나쁘고 안좋은 기억들이 더 많다 그것은 학년을 올라갈 수록 더 심해졌고 고등학교에서는 정말로 부당한 일들을 많이 당했다 
그래도 교권에 대항할 수 없는 학생의 처지이기에 그저 참고 넘기는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싫었고 친구들과 아주 소심한 반항을 하면서 지냈던 생각이 난다 

학교가 그렇게 계속 뿌리깊은 습성과 안주를 버리지 못하면 우리사회역시 똑같은 모습으로 있을 수 밖에 없고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나오는 비리에 청소년 문제에 사회적 모순들은 모두 교육의 삐뚤어진 모습에 근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황주환 작가님의 말처럼 학교장 1인의 지도체계도 정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교편을 잡지 않는 이상은 그런 현실은 잘 몰랐는데 일반 평교사에서 교장이 되기까지 그렇게 힘든줄도 몰랐고 그렇게 힘들게 오른 자리니만큼 더 많은 권력과 비리를 양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책 중간에 나를 바꾼 책에서 전태일 평전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중학교때 그 책을 읽었는데 그때도 가슴이 먹먹해지던 기억이 난다 아직 어릴때인데 그때도 뭔가 깨달은 것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그냥 눈물이 났던 책이었는데 다시 그 책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세세한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책을 읽고나서의 먹먹했던 그 느낌이 되살아났다 가난이 죄도 아니고 벌도 아닌데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먹고 살기가 힘든 이런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가난한 우리한테는 아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 말이 아주 인상깊었다 
시간이 지나도 꼭 다시 한번 읽어야 할 책이다 

오랜만에 솔직하고 담백한 책을 만났다 예쁜 책도 아니고 예쁜 말도 아니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주변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이고 불편한 진실이라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