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한강, 「작별」 (은행나무, 2018)

 국어사전에 따르면 작별을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또는  인사.로 정의하고 있다. 「작별」은 어느 날, 갑작스레 눈사람으로 변한 그녀가 삶과 작별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책이다. 그간 한강 작가는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와 같은 국내의 역사적 사실들을 소재로 한 책들을 쓰기도 하고, 『채식주의자』,와 같이 죽음에 대해 다룬 책들을 쓰기도 했다. 「작별」은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책은 아니고, 죽음을 소재로 한 책이다.

「작별」에서의 중심 소재는 죽음인데, ‘죽음은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도 소재로 다루어져 왔다. 「작별」 이전의 책인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에서는 눈이 녹는 것을 시간이 흐른다는 것의 증거로 제시하고 있고, “죽음이란. 살아남을 자들과의 이별이기 이전에 나 자신과의 이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작별」 이후의 책인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죽은 사람의 몸에 내린 눈은 눈송이의 형체가 녹지 않고 남아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눈이 녹는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이고, 눈이 녹지 않고 형체를 유지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와 다른 운명을 가진 눈을 통해, 그 눈의 소멸과 존속을 통해, 작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타낸 것이다.

난처한 일이 그녀에게 생겼다. 벤치에 앉아 깜박 잠들었다가 깨어났는데, 그녀의 몸이눈사람이 되어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작품은 시작한다. 잠이 들었다 깨어난 그녀의 몸은,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녹지 않는 고운 눈가루들로 변해 있었다. 또 영하의 날씨가 쌀쌀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그녀 자신의 육체와 이별한 상황이었고, 정신만이 살아남을 자들과, 정신 그 자신과의 작별을 준비 중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작별은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마침 멀리 사는 연인인 현수를 만나기로 한 참이었고, 장소는 그녀의 집 근처이기에, 아들인 윤이에게 역시 작별인사를 직접 할 수 있었다. 가족, 그리고 가족이었던 사람에게 전화로, 마음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왼쪽 가슴을 더워지게 하는, 사랑하는 그들에게, 소리 내어 작별 인사를 하고, 계속해서 그녀 자신에게 작별인사를 해 나가는 모습은 우리가 작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한다.

우리 각자의 삶과의 작별은 어떨까.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릴까? 그 사람을 떠올리면 사랑이 같이 떠오를 것이다. 자주 내뱉지 못했으나 항상 떠올랐던 사랑. 그 사랑을 온전히 그대로 말로 옮긴, 마지막엔 어찌할 수 없이 꼭 뱉어내고 마는, ‘사랑해란 작별 인사가 나는 제일 아프다. 그녀는 역광 때문에, 녹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진 못하기에, 정말 마지막으로 남은 저 말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우리의 작별에도 저 아픈 말이 있을까? 우린 그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린 우리 스스로에게 어떻게 작별 인사를 건네게 될까. 사실은 매 순간 우리 스스로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을까?

 작품에서 자세한 배경 묘사, 섬세한 동작묘사와 같은 문체는 우리를 작품으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우리를 작품 속에 세워 놓는다. 더욱이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그녀이기에, 제한적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에, 우리는 작품에 더 몰입할 수 밖에 없고, 나아가 우리가 하게 될 작별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누구나 맞이할 죽음이라, 그녀가 처한 특별한 상황이 아주 이질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차례대로 내 지금까지의 삶, 주변인들, 가족, 사랑하는,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도 조금은 이질적이라 우린 조금은 객관적으로 우리의 작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작별의 형태는 어떨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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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Unknown : 언노운 - 알려지지 않은 공부법
노랑검정 / 레버리지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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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때 숨이 콱 막히고, 무언가 꽉 막힌 느낌이 들 때. 어떤 공부법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을 때.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갈피가 잡히지 않을 때 읽으면 무언가가 내려가는 느낌이 드는 책. 자기 자신과 공부에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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