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그리는 아이 마음을 읽는 부모
오민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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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본 책에서 그랬다.

아이에게서 엄마아빠가 롤모델이에요. 이런 말을 들으면 성공한 삶 아니겠냐고.

책 앞부분 프롤로그에 저자의 말이 있고,

남편과 3자녀의 추천사가 들어있다. 물론 엄마와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 쓴 글이겠지. 이런 추천사가 있었던가 싶었다.

일본에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단잉어라고 부른다. 이 물고기는 신기하게도 작은 어항에서 키우면 5~8cm, 큰 수족관이나 호수에서 자라면 15~30cm 정도 자라고 강에 방류하면 90~120cm 정도 자라게 된다. 이렇듯 자라는 환경에 따라 물고기의 크기가 달라진다. 우리 아이들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을 작은 어항에 가둬두고 커지기를 바라는 건 아닐까? 부모로서 교사로서 어떤 환경의 어른인가?'를 생각해본다. p.37

검은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해민이의 그림이 내 눈에 띄었다. 검은색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색이라서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해민이가 힘든 일이 있나?', '집에 무슨 일이 있었나?' 그러나 내 생각에 단정짓지 않고 해민이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해민아, 선생님은 해민이가 도화지 전체를 검은색으로 색칠한 이요가 궁금해." 그러자 해민이는 지금 막 접어놓은 색종이 자동차를 붙이면서 밝게 대답했다. "아, 이거요? 제가 아침에 어린이집에 오면서 본 도로에요." "오 그래,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어른들이 미리 단정 짓거나 짐작하는 언어는 아이들의 생각을 확산시키는 데 방해가 된다. 해민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도로는 흰줄 몇개 그어진 것들 이외에는 검은색이다. 우리 주변에는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로 뱉어 버리는 어른들을 간혹 접할 수가 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를 먼저 생각하고 말을 내뱉으면 어떨까? 그런 말 중에 '마법의 언어'가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라고 하면 '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너만의 생각과 행동이 있다'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p.87



해민이의 그림

우리 아이들은 어렸을 때 두뇌를 자극하는 놀이를 재미있게 했다. 아들만 셋인 우리집은 아파트 5층에 산다. 당연히 "뛰지 마라."라는 말이 쉬울 수 있는 환경이지만, 가능하면 부정적인 단어는 쓰지 않았다. 대신,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손가락으로 총을 만들어서 방문 뒤에 숨거나 벽 모퉁이에 숨어서 상대를 먼저 발견하면 목소리로 '빵' 하고 상대를 아웃시키는 '소리 없는 총싸움' 놀이를 개발해 저절로 숨을 죽이고 게임을 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사방치기를 만들어서 전통놀이를 경험하며 신체의 조정력과 균형을 키워주는 놀이를 했다. 아이들은 놀이가 곧 교육이다.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줘라

마리아 몬테소리

나는 성격상 직장에서 약간의 강박처럼 최선을 다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수업 시작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다가 아이들이 등원하면 종일 반 아이들과 함께하며 시간을 마무리할 때까지 열정적으로 지냈다. 마지막으로 교실 청소를 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매일의 일과였다. 그런데 막상 퇴근해서 집에 오면 세 아들과 또 다른 시작이 된다. 부모교육지도자과정을 공부하며 '괜찮아 아이들이 사이좋게 놀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감사한 일이네'라고 깨닫게 됐다. 그래서 관점을 바꾸는 일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좋은 엄마와 훌륭한 교사가 목표였기에 내가 변할 기회를 찾았다. 그리고 '공부'라는 좋은 핑계로 나만의 시간을 만들었다. 미술치료, 다도교육, 몬테소리, 아동미술, 부모자녀대화법 등등의 지속적인 공부를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이렇듯 어려움에 부닥친 아이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힘도 되는 말이고, 난처하거나 곤란한 상황의 아이들에게는 따듯한 위로의 말이 되는 '괜찮아'를 적절한 상황에서 잘 사용한다면, 아이들은 이해를 받고 인정을 받으며 자신감 있는 아이들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p.136

좋은 질문이 되기 위해 다음의 몇가지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1. 질문하고 나서 대답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있는지?

2. 창의력을 자극하고 도전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3. 아이들이 대답에 가치를 부여하고 칭찬하고 있는지?

4. 간결하게 질문하는지?

5. 깊이 생각할 수 있는지? p.164

캐나다의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서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며, 22%는 너무 사소한 것이고, 4%는 우리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나머지 4% 만이 오로지 우리가 바꿀 수 있으니 걱정하고 염려한다고 문제의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96%의 걱정거리는 쓸데없는 것이다. p.180

처음 책 제목을 보고는 미술치료 심리치료의 첫 단계로 아이한테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고 그 해석하는 법에 따라 아이의 심리상태를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유아들의 선생님으로 22년을 지낸 뒤, '미술'이라는 아이템으로 공방을 6년째 운영중인 작가가 그간의 경험을 살려 낸 책으로 책 중간중간 작가님이 추천해주는 주옥같은 도서들도 꼭 다 보고 싶다.

작가는 현재 제주도에서 공방을 운영중인데 가까이만 계시면 그 공방에 우리 아이도 보내고 싶다. ㅎㅎ

하지만 막상 집근처 미술학원도 못가는 건 이미 너무 바쁜 스케쥴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짬을 내서라도 미술수업을 시켜야겠다 생각할 정도로 어쨌든 손을 이용해서 하는 작업들이니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공방의 아이들의 작품이 많이 실렸는데 흑백이라 좀 아쉬웠다. 칼라로 실렸으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아이들의 작품도 더 선명히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공방의 아이들은 야외활동을 좋아한다 했다. 내가 창의력이 없어 미술시간을 극도로 싫어해서 아이랑 미술 도구, 미술 책 같은거 사고 번번히 묵혀만 뒀었는데 묵혀뒀던 도구들을 다시 한번 꺼내봐야겠다!



미술로 꼭 마음을 읽겠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많이 부대끼고 같이 놀이하면서 아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거란 의미로 해석되는 제목이다!

좋은 책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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