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술 끊을까 생각할 때 읽는 책
가키부치 요이치 지음, 정지영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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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생각나는 사람은 단연코 우리 남편. 읽는 내내 나보다는 우리 남편 케이스에 빗대서 생각을 많이 했다.


여기 나오는 환자들 케이스가 대부분 나와 남편이 나눴던 대화들인데

나: 아니 술을 왜 마셔?

남편: 괴로워서.

나: 술마신다고 그 괴로운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술마셔서 그담날 속만 쓰리고 더 나빠지잖아.

남편: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잊을 수 있잖아.

이렇게 나와 남편은 서로 이해를 못했다.

나는 기분 좋으려고, 맛있으니까 마시는 거였고(지금은 다이어트 중이라 술 입에도 안 대는데 이 책을 읽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남편은 그냥 일상이 술이었다. 특히 저녁식사는 항상 빠지지 않는.

나: 오빠 술 사는 돈만 아꼈어도 벌써 집 한채는 벌써 샀겠다.

남편: 당신 쓰는 것도 만만치 않거든~

이런 식의 평행선 대화.

책에 이 내용 나올 때 빵터졌다.

내가 내린 남편의 증상은 알콜 중독.

남편은 그래도 회사일 펑크를 내냐, 뭐 어디가서 실수를 하냐 이런 식으로 반박 하면

나는 또 그렇긴 하지. 이러고 넘어갔었는데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알코올 의존증 의심 단계 혹은 알콜 남용 단계같다.



이 책에서는 술을 끊으면 얻는 일곱 가지 이점

1. 잠을 푹 잘 수 있다. (남편 불면증인데 술이 그 원인이기도 한가보다.)

2. 저녁식사의 양과 체중이 줄어든다. (젤 좋은 이점같은데요?)

3. 피부상태가 좋아진다.

4. 지출이 줄어든다.

5. 생활습관병이나 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6. 사고가 맑아진다.

7. 여유가 생긴다.

로 꼽고 있다. 사실 너무 너무 좋은 장점인데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이런 좋은 책을 필요없는 사람(이미 술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열심히 정독하고(실제 밑줄 안그은 페이지가 없을 정도로 다 중요하고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알았어. 나중에 읽어볼게. (남편의 반응이었다.)

친한 언니한테도 권했는데 왜~ 이 좋은 술을 왜 끊어~ 스트레스 한 번씩 풀어야해~ 하는 반응이었다.

금주 실천하는 사전 작업.

1. 시각화 한다. <- 금주 노트 쓰기

2. 선언한다. <- 혼자만의 약속으로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 하지 말고 주변 지인들에게 나 금주할 거다 선언해서 도움을 받아라.

아주대 심리학 김경일 교수님도 금주 선언을 하고 주변에서 어 술 끊었다며,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관심을 가져줘서 더 신나가지고 금주를 하셨단다. 애석하게도 그때 관심가져주셨던 교수님이 퇴임을 하시는 바람에 더이상 신나서 무용담을 늘어놓을 사람이 없어지자 금주에 실패하셨다는 에피소드를 들은 기억이 난다.

음주량을 줄이는 상황별 요령을 몇가지 제시했는데 너무 주옥같은 방법들이라 내 서평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팁으로 전해드리고자 한다.

<알콜을 제어할 수 있는 음주방법>

1.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마신다.

2. 음식을 먼저 먹고 술을 마신다.

3. 술과 술 사이 물을 마시거나 희석해서 마신다.

4. 섞어서 마시지 않는다.

5. 무알콜 음료를 활용한다.

6. 시간 제한을 설정하고 마신다.

7. 일주일 단위로 마시는 양을 조절해서 만족도를 높인다. (하루평균 알콜 20g이하로만 마셔야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

<술자리에서 잘 처신하는 법>

1. 다른 사람이 채우지 않도록 자신의 잔을 비우지 않는다.

2. 일부러 총무를 맡는다(마지막까지 계산하고 뒷정리를 해야 하므로 마시지 않겠다고 변명한다.)

3. 2차를 가지 않고 1차만 끝내고 돌아간다.

<술을 대신할 것을 찾는다>

1. 단 것이나 커피로 기분을 달랜다.

2. 운동으로 좋은 기분을 맛본다.

<술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한다>

1. 오늘 마실 만큼만 술을 산다.

2. 술 코너에 들르지 않는다.

3. 술집 간판이 눈에 띄지 않는 길을 택한다.

4. 직장도 가정도 아닌 제3의 장소를 만든다.

5. 집에서 술을 마시던 시간에 다른 스케줄을 넣는다.

<빼놓을 수 없는 동료와의 교류>

1. sns에서 금주에 성공한 동지를 찾는다.

2. 자신의 금주 기록을 sns에 공개한다.

3. 맨정신으로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둔다.

4. 단주회에 참가한다.

5. 온라인 회식을 온라인 다과회로 바꾸어 교류한다.

6. 작은 성공이라도 계속 칭찬을 받는다.

7. 스탬프나 색깔을 구분해도 의외의 효과가 있다.

8. 즐거운 목표를 만들고 술 마실 돈을 저금한다.

완고함, 완벽주의, 성실함, 모범생. 이것은 알코올 의존증인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성격이며 그래서 음주 문제도 완강히 부인한다.

일정한 비율로 일정량의 술을 계속 마시면, 알코올 의존증이 된다.

의존성이 높은 단계의 사람이면 입원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 저자는 환자에게 우선 "잘 오셨습니다"라고 말하며 환영한다. 재입원한 환자는 "다시 이런 상태가 된 제가 한심해보이시죠" 라고 걱정하기 때문에

"죽기 전에 와주셔서 다행입니다."

슬슬 술 끊을까 생각할 때 읽는 책 중에서

이렇게 말해준다고 한다. 첫 단주 입원을 마치고 2년 후 완전히 단주 하는 사람은 20%정도. 나머지 80%는 일단 단주를 해도 다시 음주를 시작한다. 그런 사람들 모두가 재입원이나 치료를 요하는 상태가 되지는 않지만 10회 정도 입퇴원을 반복하는 사람도 허다하고 이 저자가 치료한 사례 중에는 32번째 입원을 했을 때 비로소 단주한 환자도 있었다고 한다.

도쿄알코올의료종합센터의 센터장으로 알코올 병동에서 17년간 일한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담은 이 책 정말로 추천합니다!!! 우리 남편!!!! 요즘엔 술먹고 실수하는 걸 애교로 봐주지 않는 세상이고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으로 인해 엄한 목숨이 생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는 사건사고도 비일비재 한 만큼 사회적으로 큰 이슈이다. 올해 2022년 건강의 해로 정하고 다들 술 끊어보세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담백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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