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이쓰키 유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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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을 담은 미스테리 일본소설


책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일본 소설의 모습을 보여준다. 6년전 자신의 자살을 생중계한 미즈시나 하루와 그 사건을 바탕으로 미즈시나 하루를 인공지능으로 되살리기 위해 조사하는 주인공인 구도의 이야기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주인공인 구도는 미즈시나 하루의 6년전 사건을 조사하면서 점차 그녀를 알아가게되고 좋아하는 감정과 동시에 화려했던 사건에 감추어있던 진실을 발견해 낸다. 조사하는 구도는 미스터리 소설에 나오는 전형적인 탐정의 모습처럼 보인다. 사람을 찾고 정보를 수집하며 모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얻어가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그 모습은 마치 논리적이고 무감정의 탐정과 같지만 실제로 구도의 모습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감정이 없는 듯한 사람인 동시에 사랑하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만 움직이는 감정적인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작가는 주인공이 목적과 그 진실에 다가갈 수록 반전의 상황을 넣고 있다. 어느 정도 책을 읽다보면 나오는 반전에 우리가 이미 기정사실로 생각한 내용들이 한꺼번에 반전되어 버린다. 그것은 마치 인공지능이 당연하게 사람을 이길 것이라 예측하던 구도의 생각이 예상과 다르게 인공지능이 패배한 결과처럼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인공지능의 패배,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랑의 반전, 게임의 진실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이 책은 단언코 방심할 수 없으며, 읽으면서 절대 어떠한 사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읽는 독자로써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기존에 생각했던 사실이 파괴된 것이다. 실은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사건의 진상을 밝히면서 드러난 새로운 정보로 인한 반전을 보면 저절로 헛웃음이 나오게 된다. 처음 읽는 독자에게 무분별하게 추측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다. 책에서 나타난 반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독자에겐 반전이었지만 주인공은 한결 같았다.

미즈시나 하루의 자살을 조사하고 진실을 알게 되는 건 주인공인 구도이다. 그는 똑똑했지만 사람의 감정을 모르는 로봇처럼 남의 감정을 알지 못했고 일상을 따분하게 생각하는 남자였다. 자살시도 조차 그에겐 따분하게 느껴지는 이 사람은 자신과 같은 모습의 하루를 알게되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사랑을 알게 된다. 일상조차 따분하게 느껴지고 자신이 만든 물건에 죽고 싶은 이 권태감을 느끼는 남자는 사랑이란 감정을 알게 되면서 마지막까지 그 사랑을 놓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형태와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한심하게 보일 수 있다. 구도 역시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시선과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에 때문에 비난받고 회사에서 쫓겨나도 그는 자신의 인공지능을 두둔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린다. 그는 오직 하루를 되살리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살아갈 뿐이다. 그는 진정한 로맨시스트는 아니었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루를 되살리려는 자신의 목적에 반대하는 회사와 지인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에게 협력을 제안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사랑에 빠져있는 지를 보여준다. 모든 반전에도, 진실을 알았을 때에도 그의 사랑은 멈추지 않고 항상 미즈시나 하루를 위해 움직였다.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알게된 진정한 사랑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독자에겐 반전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의 사랑에는 반전은 없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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