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작가와의 대화 - 노벨문학상 작가 23인과의 인터뷰
사비 아옌 지음, 킴 만레사 사진 / 바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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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집을 좋아해 작가란 무엇인가를 읽고 북펀드에 참여하게 됐다. 좋은 작품들과 작가들이 수상 이후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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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나라에서 온 스케치 - 도착 The Arrival의 세계
숀 탠 지음, 엄혜숙 옮김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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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따뜻하고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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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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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 to Port.

Roger, Port to Port.
영화에서 보고 '어후~ 멋있다'라며 "롸져" 한번쯤 따라 해봤을 (나만 그런가?ㅎㅎ) 무전 신호! 바로 배들이 지나다니는 바다 위에 가득찬 교신 소리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들이 있지만 특별하게 여겨지는 특수직업군이 있다. 게다가 당연히 남자들의 세계라 여겨지는 항해사는 여성의 승선 자체가 금기시 되거나 지금도 종종 거절되기에, 스물일곱 2등 항해사의 이야기는 여성뿐 아니라 힘든 도전을 하는 사람들과 청춘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용감하게 인생의 항해를 계속하는 자신의 자화상이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많은 청춘들에게 희망과 열정, 고독과 외로움을 견디며 자기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성 항해사라는 직업이 특별하긴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남자, 여자를 가르는 눈에 보이는 이분법적인 잣대보다 가장 무서운 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고백한다. 세상과 싸우고 남들과 경쟁도 해야 하는데 자신과도 싸워야하니 정말 청춘은 아파야 하는 것인가?! '흔들리는 배 안에서 고정되지 못한 것은 오로지 사람뿐'이니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며 더 준비되고 강해지려는 그녀의 다짐이 조금 안쓰러웠지만 그건 바다뿐 아니라 육지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우린 배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멀미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함민복의 싯구가 떠올랐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흔들 흔들리며 중심을 잡는다는 시인의 싯구처럼 스물일곱은 그런 나이라고 회상이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나를 먹여 살리는 '이제 진정한 청춘의 시작'이라고 설렘 반 부담 반 (후라이드반 양념반 같은 고민이면 얼마나 좋을까 🤔) 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였으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 아파도 아픈줄 몰랐던 나이가 아니었을까.

 


그녀가 탄 배는 17.5노트. 시속으로 따지면 32키로미터. 보통의 선박은 10노트나 12노트로 항해하고 바다에서 20노트 이상으로 다니는 선박은 볼 수가 없다고 하니 도로에서의 자동차와 비교해서 느리다고 할 수는 없다. 자동차와 배의 속도가 다르듯 사람은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이 있다. 도로 위 속도계, 표지, 교통신호를 보며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우리는 인생이라는 바다를 건너는 각자 자기 자신의 항해사이다. 그것도 1등 항해사!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결정을 맡길수가 없다. 신호도 이정표도 없이 망망대해를 지나가는 배의 선장이다.

바다란 어떤 이들에게는 로맨틱하고 낭만적일지 몰라도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움과 슬픔의 장소이기도 하다. 시간을 통과해도 시간의 흔적이 묻어 있지 않는 곳이 바로 바다다. ( 책에서 잠깐 언급한 세월호 뿐 아니라) 바다는 모든 걸 삼키고도 아무렇지 않은 말간 모습을 할 때도 있다. 성난 파도, 해일을 만난다면 상황은 바꿀 수가 없다. "상황은 바꿀 수 없어요. 단지 상황에 대처할 뿐이죠" 7개월 동안 작은 요트 하나로 최연소 단독 세계일주 항해에 성공한 16살 소녀 제시카 왓슨이 했던 말이다.

바다는 등대가 반짝이는 섬광으로 위치를 인식한다. 상대의 위치를 알아야 나의 위치를 알 수 있듯이 나 혼자서는 나의 위치를 알 수 없다. 그래서 16살 최연소 항해사인 제시카 왓슨이나 27살 2등 항해사인 김승주씨나 어떤 이들에겐 등대와 같은 사람일 것이다. 혼자가 아니니 힘을 내라고. 힘이 들면 조금 울어도 된다고. 외로우면 돌아서서 내 그림자라도 끌어안으라고. 그럼에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고 느껴보라고.

사람들의 마음에는 누구나 자기만의 바다가 있다. 눈물이 짠 이유도 그래서 아닐까. 세상의 모든 외로운 이들에게 정말 외로웠던 한 사람이자 김승주 항해사가 오마주했던 오스텅스 블루 ( 프랑수아즈 바랑 나지르) 의 시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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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안드레아스 헤르만.발터 브레너.루퍼트 슈타들러 지음, 장용원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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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앞으로도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배우고 싶지 않은게 운전이고 따고 싶지 않은 게 운전면허증이다. 첫째, 술술술 노래부르는 애주가라 대리운전 할것이 뻔하니 굳이 차가 필요없고, 둘째 내가 운전을 안하는게 여럿 살리는 길이다. 쫄보답게 느릿느릿 가다가 속터져 죽는 뒷차들이 속출할 것이고 학교 운동장에서 운전 연습하다 (아니 가만 있는) 축구 골대를 (대체 왜?ㅎㅎ) 들이받은 후 장롱면허라 무사고이신 (그래놓고 무사고에 방점을 찍으시는) 여사님의 딸이니 그 유전자가 어디갈까 싶다. 아마 나 자신을 포함한 도로에서 마주치는 모든 운전자가 데스노트에 적힐 예상 피해자일게 뻔하다. 그런 내가 왜 자율주행이냐고? 그렇기 때문에 자율주행이다.

SF영화들의 많은 볼거리 중 하나가 영화가 설정한 시대와 미래의 모습들이다. 한 예로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범죄를 예측하는 시스템과 직접 호객을 하는 전광판, 로켓 엔진 배낭을 메고 날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그중 내 호기심을 자극한 장면은 건물 외벽에 주차된 자동차, 자율 주행하는 자동차와 도로였다. 기계치에 쫄보라 큰 전환점이 없다면 이제껏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내가 꿈꾸는 장면이었다. 자율 운행! 오오 그야말로 멋진 신세계가 아닌가

요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결같이 삶이 편해지지만 과거 산업혁명들로 인해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듯 어떤 직업군은 위험하고, 어떤 직업군은 살아남을 거라고 겁을 잔뜩주면서 정작 해결책이나 논의들은 빠져 있어 공포심마저 자아낸다.

그런데 이 책은 매일 업그레이드 되는 기술로 완벽한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을 과거로 거슬러올라가 실마리를 제공한다.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기반을 둔 포드주의적 생산방식 부터 그로 인한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과 석유로 인한 물질적 풍요를 거쳐 4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건 바로 빅데이터이며, 그 생존의 중심에 '자율주행'이라는 창의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문적인 책이다.

음주운전, 운던 중 스마트폰, 교통사고 등의 인간이 내는 사고에는 관대하면서 (AI의 반란 같은 SF를 보듯) 기계에 대한 신뢰는 개선되지 않는지와 자율주행으로 인해 교통체증, 대기오염, 시간활용 등의 긍정적 시스템도 이야기 한다. 물론 그에 대한 특정 직업군의 종말과 더불어 새롭게 생겨날 직업군, 운전하던 시간에 새로운 여가와 휴식, 업무처리 뿐 아니라 자율주행으로 인해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들과 서로 시간적 여유가 없어 차에서나마 대화를 나누는 가족이나 인간관계의 건조함을 야기시키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담고 있다. 신기하게 운전도 못하는 내가 못알아먹는 문장이 없을만큼 쉽고 예시들이 많아 누구나 쉽게 읽히는 책이다. 게다가 각 챕터의 마지막장에 요약은 스마트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자동차는 1885년 벤츠가 발명한 이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치는 동안 가장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빅데이터화된 자율주행은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인 사건을 일으킬 다가올 미래이자 세탁기와 엘리베이터만큼 당연한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아마 그땐 책의 서평을 쓰듯 자율주행차 1년 이용권 같은 걸 받아 후기를 쓰고 있거나 운전석이 사라질 자율주행차 공모전 같은 곳에 (비록 똥손으로 그리겠지만) 이야기가 담긴 따뜻한 디자인을 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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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우연한 고양이 문지 에크리
이광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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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들은 한번쯤 상상해 볼 것이다. 만약 내가 글을 쓴다면? 나는 꼭 쓰고 싶은 대상들이 있다. 그 중 문학가들이 사랑과 조공을 바치며 결코 빼놓지 않는 비밀스런 아름다움의 대상이 바로 고양이라는 것! 10년째 고양이들과 살고 있지만 좋아하(고 비루하게 매달리)는 것과는 별개로 개들처럼 길들여지지 않는다는 것과 가끔 낯선 이방인처럼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책과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쓰는 작가들을 좋아하면서 가끔 질투나게 부럽기도 한다. 내 고양이들도 예쁘게 써주면 좋을텐데 이 놈의 집사는 그런 재능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책을 사재는 재능만 있다ㅋㅋㅋ그게 어디냐며ㅋㅋ

흰 장모종 '보리', 흰 털에 검은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얼룩무늬 '일다', 그리고 두 고양이의 동거인인 자신을 나가 아닌 ‘너’로 지칭하며 독립적인 개체로의 모습을 담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동거하는고양이가 사람 같기도 하고 사람인 '너'가 고양이였던 기억이 있는 사람 같기도 하다.

작가의 고양이 '보리'를 보며 심장기형으로 생의 절반을 아프다가, 영원한 2살로 멈춰버린 우리 새벽이가 많이 생각났고, 함께 동거하는 짱짱이와 애니의 냥줍하던 시절들도 하나의 점처럼 우뚝 기억났다.

아름다운 문장들이 늘 그렇듯 나만, 내것만이 아닌 함께하는 삶도 이야기한다. 동거하는 고양이들에서 시작해 서로의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는 동거, 길냥이들과의 공존에 대해서도 감성에 빠지지 않고 담백하게 담아내 밀도가 높다.

밥과 물을 주고 잠자는 은신처를 주고 가끔 장난스런 괴롭힘도 주면 여지없이 깨물고 힘을 조절하며 툭툭 발로 치거나 하악-질로 보답(고양이의 보은?)하는 고양이를 보면서 그냥 흘려보냈던 관념적인 생각들을 이렇게 종이 위에 붙잡아 둘 수 있다니 과연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문지 에크리>는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과 스펙트럼이 있는 문학 작가들의 산문 시리즈다. 故김현(문학평론가), 김혜순(시인), 김소연(시인), 이광호(문학평론가)에 이어 이제니, 이장욱, 나희덕, 진은영, 신해욱, 정영문, 한유주, 정지돈 등의 작가군은 이미 소장가치가 있어보인다.

고양이의 모든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없지만 색다른 감각으로 특별함을 느끼게 해준다. 고양이와 동거하는 집사들 뿐만 아니라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는 사람들도 '보리'와 '일다' 두 고양이를 만나는 동안 우연히, ‘너’에게도 운명의 고양이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끝으로 '보리'는 '볼 것이다'와 '보고 싶다' 사이에 있는 보드라운 질감의 말이라는 이름에 덧붙여 김훈의 <화장>에 등장하는 '보리'(개의 이름)처럼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불교적인 뜻도 있다고 한다. 기독교에서 동물의 영혼을 인정하지 않기에 가끔 발칙하게 개종을 생각(만)하는 나는 보리가 다음에 무엇으로 태어나든 다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는 고양이들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 때문에 수시로 공격을 당해 심장이 후천적으로 좋지 않다. 계속 아프고 싶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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