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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의 힘 - 내가 선명해지는
에번 카마이클 지음, 김고명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잡지에 실린 심리테스트나 성격테스트를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질문에 답을 하고 결과를 보면서도 사실 재미로 보고 믿지는 않는다. 아마 그건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고 얼마만큼의 잠재력이 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고 늘 궁금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게으름을 찬양하는 나는 또 딴에는 완벽주의자가 되고 싶어서 알고도 하지 않는 건 맘이 불편하니까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새벽 ○시에 일어나라, 미라클○○ 등의 자기개발서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생에 아침은 없다고 믿는 야행성이 새벽에 일어나기 따라하다 죽을 것 같았고, '청춘이니까 아프다'더니 요즘은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다'는 변덕은 나보다 더 죽 끓고... 가뜩이나 (삐딱한 종자라) 바른 말은 그냥 싫은데 또 읽어보면 맞는 말들만 해서 왠지 더 기분 나쁘고, 유행의 쓰나미 속에서도 꿋꿋하게 안하면 (지조를 지키는게 얼마나 힘든데ㅎㅎ) 나만 낙오될 것처럼 겁을 주는 느낌도 싫다. (하려던 것도 누가 하면 따라하는것 같고 애초에 누가 명령하는 걸 싫어한다ㅎㅎ)
다만 읽게 된다면 딱 하나! 책 속의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딱 하나만(이라도) 건지면 된다고 생각하고 큰 욕심(기대)은 내려놓는다.
저자인 에번 카마이클은 구독자 193만 명 이상을 보유한 미국의 유명한 인기 유투버이자 사업가다. 또 성공 사례담인가 하고 시들해지려는데 '한달에 35만 원을 벌던 실패한 사업가였다'에서 주춤했다. 내가 무서워(싫어?)하는 유형 중에 하나가 자.수.성.가.인데... 그분들은 스스로 해냈다는 엄청난 자존감으로 자신들처럼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감불능이 많다.
그럼에도 책장을 넘기게 한 것은 가끔 도발적인 문장으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거나 (제자리 갖다놔ㅜㅜ) 잘난척이 아니라 넘어져도 또 일어섰다는 이야기, 허세가 아닌 본질(코어)에 대한 '한 단어'를 통일성 있는 논지와 세세한 방법들을 나열해서였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 1인이라 명언, 격언 (일명 띵언), 가슴을 때리는 시구도 좋아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가만히 내버려두면 자꾸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기 때문에 생명 있는 말들을 자꾸 넣어주고 읽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 중에도 생명력 강한 말들은 한쪽 귀로 흘러 들어가 반대편으로 사라지는 수많은 말들을 이겨내고 가슴에 살아 남아 여전히 아프게도 하고 설레게도 하며 쓰러진 누군가를 일어서게도 한다.
시중에 있는 탈무드, 긍정의 한 줄 같은 책도 많지만 카마이클처럼 자신만의 명언집을 만들어 힘이 빠질 때 읽으면 비타민이 되고 열정이 있을 때는 기름을 붓는 한 단어(문장)의 힘을 시작하는 첫 걸음으로 해보는 것도 좋겠다.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토니 로빈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명사들의 어록과 명언들이 그 자리에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에피소드와 어우러져 적재적소에 씌여 있어서 좋았고 어려운 척 있어보이기 위해 쓰여진 책들보다 쉬운 문장이라 누구나 읽어도 좋다. 읽은 후 소제목과 형광으로 표기된 문장들만 들여다봐도 내용이 쏙쏙 상기된다. 개인적으로 와닿는 명언들은 손글씨로 다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호의 기회가 여러번 주어진다해도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내가 바뀌지 않는 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늘 비슷한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니까. 늘 가지 않았던 길과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미련으로 다음 기회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도 내가 궁금하고 무엇을 할지 방황하는 모든 사람들과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하지만 정작 이윤창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좋아하는 것은 정말 일로 할 수 없는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 새로운 사업의 구상과 자신을 좀 더 빛나게 할 한 단어로 평범한 이력서가 아닌 멋진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 책은 그 사람에게 죽은 책이나 마찬가지다.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그 말? 바로 행동하게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할 때 이번 생에 아침은 없어를 외치던 나를 조조영화를 보게 하던 그 힘처럼 나의 핑계인 '완벽하게'보다 '뭐라도'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어차피 완벽한 것은 없다. 일단 나를 표현하는 '한 단어'부터 찾자!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