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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스 ㅣ 수상한 서재 1
김수안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평점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보며 느꼈지만 스릴러에 있어 강렬한 표지는 들어가는 대문이라 아주 중요한데 이번 표지 역시 황금가지답다. 강렬한 형광 오렌지에 반전을 더하는 속지가 각인되어 읽기전부터 강렬하다. 게다가 그림은 영화 아가씨에 일러스트레이터 했던 #람한 이다.
암보스(#ambos)는 스페인어로 '양쪽의', 쌍방의'라는 뜻. 표지도 그런 뉘앙스를 풍기듯 데칼코마니처럼 두 얼굴이 이어져 있지만 서로 다른 얼굴. 어쩌면 거울속에 비친 나와 거울밖에 있는 나 같기도 하다.
하루 아침에 영혼이 바뀌는 일이 현실에서는 아니지만 소설, 영화에는 흔해 식상하지 않을까 했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소재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시간 순서가 아닌 별개의 살인사건, 연쇄살인을 쫓는 형사들, 영혼이 바뀐 두 여인,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개연성 없이 나열되다 퍼즐이 맞춰진다. 바뀐 영혼과 육체를 혼동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챕터의 번호를 챙기는 정신줄만 장착한다면 가독성이 좋은 스릴러.
죽음의 문턱에서 영혼이 바뀐 두사람. 부유하지만 가족이 없어 외로운 소설가와 가족으로 인해 경제적 압박을 견뎌야 했던 기자.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각자의 삶을 충실히 연기하기로 하지만 둘 중 누가 죽는다면 영혼은 어떻게 될까? 너무 다른 삶을 살아온 그녀들은 서로의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숨겨진 욕망을 들춰보게 된다.
겉으로 화려하거나 원했던 삶이 서로 숨겨온 비밀로 원치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 무너진 일상을 견뎌낼 수 있을까?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약점을 쥐고 영혼까지 잠식하며 소유하는 삶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른 몸으로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면 과연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타인의 눈에 비친 내 삶은 어떨까? 내게 없는 것을 욕망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하고 수없이 반문하게 된다.
결국 영혼은 소재일뿐. 바뀐 영혼에 가려진 어긋난 욕망들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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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제가 알던 것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의 틀이 흔들리는 걸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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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나는 들러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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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한 사람은 피해자이고 또 한 사람은 피해자의 친구라는, 겉으로 드러난 사실의 이면에 '두 사람만이 공유한 진실'이 존재할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