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시간 - 내촌목공소 김민식의 나무 인문학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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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나무의 시간"이지만 살아있는 나무가 아니라 죽은 나무 즉, "목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활엽수는 단단하고 비싸며 침엽수는 무르고 싸다는 이야기를 넘어서지 않는다. 목재를 수입하는  상사에서 일한 덕분에 세계 여러 곳을 다녔다는 자랑으로 채워진 장사꾼 이야기다. 과거 유럽의 제국주의자들이 열대 밀림에서 티크, 마호가니를 모두 베어버려 이제 팔아먹을 것이 남아있지 않아 아쉽다는 정도이다. 


저자는 자신의 나무에 관한 지식이 이야기를 몇시간이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자부하고 있으나 애정이 담긴 나무 한그루에 관한 묘사를 찾기 힘들다. 가구에 관해 언급하지만 소재와 형태의 조화나 미학은 찾을 수 없다. 발음하기 힘든 외국어와 낯선 나무이름이 교양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표지에 유명한 소설가와 미술관장의 추천사가 있다. 추천사는 "고급 지식과 ... 흥미로운 이야기를 ... 인문학에 대한 깊이와 문학과 예술에 관한 식견과..."라고 쓰고 있다. 책에는 고전문학과 영화에서 목재에 관한 인용을 꽤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인문학 깊이의 증거라면 빅데이터 시대의 인터넷이야말로 인문학 자체일 것이다. 그냥 돈 많은 사람들을 "내촌목공소"에 부르기 위한 제재소의 장사꾼의 허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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