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힘들었구나 - 사춘기 아이와 부모의 마음 소통
문경보 지음 / 두란노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그래, 힘들었구나

 

‘사춘기 아이와 부모의 마음 소통’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한 권의 책속에서 마음의 편안함을 느꼈다고 하면 어설픈 부모의 마음을 감추기 위한 부모합리화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서책을 접했다.

 

이미 아득한 예전의 나의 모습(누구나 겪었던 사춘기 시절의 그 모습들)을 잊고 산지 오래고 이제는 나의 분신이 된 아이들의 모습에서 발견하는 사춘기적 상황을 그저 지나가는 한 때의 통과의례로 생각하고 있었다. 소위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을 나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는 다양한 상담경험을 통한 아이들의 내면의 고민과 또한 그것을 그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나(부모로서의 현재)의 문제로 생각하며 풀어가길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여는 글에서 다소 도전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어른들은 청소년들 때문에 지금보다 더 많이 아파야 한다. 라고....

시작부터 다소 생소한 말에 의아해 하면서도 책을 읽어 가면서 아하~ 작가는 여러 가지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알아야 할 것을 풀어가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좀 어려운 말이었던 방어기제란 단어는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때 익혔던 단어라 오히려 그 때보다 지금이 더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미성숙한 방어기제와 신경증적 방어기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미성숙한 방어기제란 본능이 양심을 누르고 행동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것이다.

신경증적 방어기제란 반대로 양심이 본능을 억누르는 적응기제로 어떤 면에서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보다도 심각한 고민을 줄 수 있다.

 

작가는 이런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신체화, 행동화, 소극적공격성, 투사, 공상의 다섯 가지 부제와 신경증적 방어기제를 억압, 반동형성, 해리, 전위, 이지화의 다섯 가지 부제를 통해 이해와 차분한 기다림을 통해 성숙해져가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하는 것 같다.

 

미성숙한 방어지제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섣불리 그것을 해결해 주려는 욕심에 간섭하여 오히려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기보다 그것을 굳어지게 하거나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의 상황을 극복하는 순간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한다. 모르는 체 속아주고 차분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나 역시 이 의견에는 동의한다. 비록 지금 내가 부모로서 자녀들의 잘못을 잡아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나를 압박해 올지라도 스스로가 그것을 해결하고 극복할 때 까지 기다려주며 그저 자녀들이 올바른 판단과 행동으로 이끌리도록 하나님께 기도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부모가 자녀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보이는 문제이지만 작가의 말대로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이해와 용서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답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가끔은 아이가 짜증을 내면 부모에게 짜증내는 것을 나무란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아이가 짜증을 부리는 것이 나를 안전한 상대라고 여기고 있기에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 한다. 사실이 그럴 것이다.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상대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이 그런 행동일 것이다.

부모로서 아직 자녀에게 믿음의 대상이 된다면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닐까?

자녀들이 자신들의 마음을 솔직하고 부드럽게 꺼내 놓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돌아갈 자리”가 나의 현 주소라는 생각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나의 자녀들이 언제이건 내게로 돌아온다면 그것이야말로 부모가 기대하는 자녀와의 아름다운 관계가 아닐까 싶다. 성경말씀에도 나와 있는 탕자의 비유에 이런 모습이 숨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실제 요즘 아이의 모습을 보면 자못 자신의 미래와 진로에 대한 고민하는 모습과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힘들어하고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쑥 부모로서 간섭하려는 의도를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 말미에 언급된 대로 아이들이란 심하게 흔들려도 늘 변함없이 옆에서 지켜주는 부모가 있을 때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에 적극적 동감을 표시한다.

 

서로가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부모와 자녀가 그저 바라보며 씩~ 웃으면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부모로서 자녀의 바른 생각과 결단을 위해 그저 기도하며 기다려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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