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이 남미 여행하시면서 블로그에 글 연재하실 때 실시간으로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낀 의리로(!) 구매했다. 여행 가면 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이 나중에 더 기억에 남기에, 나는 그렇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이 있어 여행이란 게 더 즐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이 좋았다. 그리고 해피투게더를 보고싶어짐.
읽었던 단편이 두 개나 있어서 반가웠던. 내 기억이 맞다면 한 편은 젊은작가상, 다른 한 편은 월간 윤종신의 한남동 편이던가... 편하면서도 뻔하지 않아, 오랜만에 재미나게 읽은 단편집이라 반가웠다.
그냥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 커피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 분은 커피가 너무 좋아서 커피 산업에 자신을 온전히 내던진 듯한 느낌이 가득가득... 리브레 커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책도 샀는데,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와중에 커피를 재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커피 산업의 이면을 보는 한편, 그들에 대한 단순한 안타까움이 아니라 존중과 배려를 담은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하늘길이 닫힌 요즘 시국에 커피 농장에서 겪은 일화들도 재밌고!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깊이 있는 생각이 담긴 글이라 두고 몇 번 더 읽어도 좋을 것 같다.
2019년 버전도 아주 좋진 않았지만 더 실망스러웠다.다양한 주제의 글을 싣는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겠지만 매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읽으면서 느끼는 건 이 책에 실린 소수 문학(을 비롯한 PC 관련 글들)이 그렇지 않은 글에 비해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 덕에 책 속에 실린 좋은 글마저 좋았던 느낌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