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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평점 :
모두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지 않는 세상에서 '겸사겸사'의 경제를 외치다.. 홍콩 청킹맨션의 탄자니아인들이 이루고 있는 생활상과 경제 시스템을 다룬 책. 서로를 대가없이 도와주지만 동시에 이들에게 '사랑과 우정의 비결은 돈벌이'이기도 하다.
동포가 사업에 망하면 흔쾌히 빚을 갚아주고 누군가 죽는다면 조합을 꾸려 돈을 모아 시신을 고국으로 보낸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동시에 모두를 사업의 기회로 보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공유경제'와는 결이 다른, 세련되지 않고 '겸사겸사'의 논리로 돌아가는 TRUST 시스템.
어쩌면 이 시스템은 저자가 짚듯 청킹맨션에 체류하는 많은 탄자니아인이 '거주자'가 아니라 '이동자'여서 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함.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무너진 사람에게 '나는 당신의 동료'라고 보여주는 징표로서, 어느정도 '호구'가 될 마음을 동료의 증명으로 품어야 한다는 것..
그 마음은 망해버렸거나 알콜중독으로 절어있는 동료에게 '어째서' 망했는지 묻지 않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친구를 언제든 사업에 이용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철저히 자본주의 하에서 적응한 '이기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한 마음이기도 하다..
이 재미있는 공존과 모순을 잘 풀어낸 책이다. 강력추천,,
"괜찮아. 사야카가 나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보스 카라마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