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처럼 일하라 -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1등의 업무방식
문형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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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뛰어난 직원이 되고 싶어 한다. 능력을 인정받아 유능한 직원으로 알려지길 바라고 남들보다 더 빨리 승진하길 바란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유능한 직원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개인의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전적으로 직원 개인의 탓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그 조직이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그토록 많이 회자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이라는 조직이 개인으로 하여금 자기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도록 설계ㆍ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 조직 안에서 개인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강요(?) 당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일터로서 삼성이라는 기업에 관한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삼성을 ‘5년 알바’라고 한다. 5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직원이 퇴사하게 된다는 의미다. 어떤 사람들은 삼성이 연봉은 많이 줄지 몰라도 주는 것 이상으로 직원들을 혹사시킨다고 말한다. 실제로 삼성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야근과 주말 출근이 당연시되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설문 조사에서 ‘입사하고픈 회사 1위’는 삼성이라는 점이다. 찾아보면 삼성보다 연봉이 높은 곳도 수두룩한데, 왜 대학생들은 삼성을 원하는 것일까? 일을 죽도록 시킨다는데도 왜 하필 삼성에 가고 싶은 것일까?
 

삼성SDI에 입사해 그룹장까지 역임했던 문형진 씨가 최근 출간한 책 ‘삼성처럼 일하라’에서 그 해답의 상당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삼성에서 퇴직한 후 여러 기업들에서 중책을 맡았던 그는 삼성에서 배운 업무의 룰을 토대로 그 기업들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한다. 삼성에서 일했던 것을 ‘혹독한 훈련’이었다고 말하며, 그것을 통해 ‘제대로 일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제대로 일하는 법’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추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을 위한 다양한 자기 계발서가 범하기 쉬운 가장 큰 잘못은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내용을 주저리 주저리 풀어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삼성에서 직접 경험한 자신과 다른 임직원들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제시하고 있다. 입사 1년차부터 5년차까지 1년을 한 챕터로 잡아 해당 입사년차에 수행하게 되는 업무들, 이를 위해 갖춰야 할 업무 능력까지 쓰여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자신이 삼성에서 일하는 직원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지금의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이고 또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또 하나 특징은, 진솔하다는 점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뭐야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이런 게 중요하다고 이렇게 대놓고 말해도 돼?’라는 반발심도 들 정도다. 예를 들면, 저자는 상사의 기분을 맞추라거나, 네트워크를 만드는 ‘줄타기’가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을 거침없이 펼치기도 한다. 심지어는 유능한 직원이 되기 위한 충분조건의 하나로 ‘결혼’을 꼽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결론만 떼놓고 보면 구시대적인 부분도 있고, 삼성이라는 조직이 상당히 경직된 조직이라는 느낌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밖에 없는 주장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숨 쉬고 일하고 잘 살아 보겠다고 아등바등 하는 곳이 여기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직장인을 위한 실전 지침서라면, 그 직장인들이 일하고 있는 환경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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