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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양장본)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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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에 관한 책은 많지만 그가 인정한 공식 전기는 잡스 사후 출간된 이 책입니다. 주변에 이 책을 읽은 분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하나로 요약되더군요.

 

“존경할 만한 천재이지만, 함께 일하기는 싫다.”

 

그의 업적은 위대함 그 이상이지만, 그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보인 독선적인 태도는 싫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 책은 잡스의 부탁으로 쓰인 전기지만 그를 싫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증언한 그의 만행(?)이 여과 없이 담겨 있습니다.
 


Steve Jobs 1955-2011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보기 전까지는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오만한(?) 주장에 반박하지 못할 만큼 그가 만든 제품은 시대를 선도해왔습니다. 일각에서는 그의 제품들이 기존의 아이디어들을 짬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

 

이에 대한 잡스의 답변은 그가 많이 인용했다는 피카소의 말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모방하지 않고 훔친다는 것은 자신만의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킨 말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애플의 제품은 ‘혁신적’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잡스와 함께 일하는 건 싫을 것이라는 사람조차 애정 어린 마음으로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그가 단지 극적인 삶을 살다 간 천재였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그가 만든 제품들이 자신들의 삶에 끼친 영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잡스는 우리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아이폰'이 그랬습니다. 아이폰이 우리 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소비자는 값비싼 휴대폰을 사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휴대폰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통신업체가 만들어 놓은 모바일 서비스 사이트를 이용해야 했는데 SKT의 준, 네이트나 KTF의 매직엔과 같은 서비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제조사들은 통신사의 눈치를 보느라 외국에 출시할 땐 있던 와이파이 기능을 국내에 출시할 때는 빼버렸습니다. 소비자가 무료인 와이파이로 접속하지 못하고 비싼 데이터 통신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소비자들은 이를 ‘스펙 다운’, ‘역차별’이라고 비난했지만 제조사나 통신사나 눈도 꿈쩍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장의 불합리함은 ‘아이폰’ 출시되면서 일거에 해소됐습니다. 애플이 불리한 AS 약관 등으로 욕을 먹고 경쟁사의 엄청난 언론플레이 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탐욕스럽게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 갈 궁리만 하는 기업들에 넌덜머리가 난 소비자가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다소 순진해 보이기까지 하는 기업가를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졌고 검소한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많이 안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서 존경을 받고 있는 ‘빌게이츠’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기부보다는 ‘제품’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향하던 신념이 완전히 깨집니다. 나는 맥으로 이윤을 짜내고 싶은 게 아니라 혁명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싶은 거라고요.”(p.260)

 

애플의 제품은 미디어에 혁명을 일으키고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바꿔 놓았습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비근한 예는 아이폰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열풍일 것입니다. 정치적 성향의 호불호를 떠나서, 이 사건은 메시지가 소통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팟캐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조금 확장하자면, 미디어 학자 마샬 맥루한이 1964년 저서 <미디어의 이해>에서 주장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정언이, 약 반세기 후에 애플(을 비롯한 IT 기업들)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스마트폰), 팟캐스트, SNS… 최근 IT 트렌드를 설명하는 이들 아이콘들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메신저’에 불과하지만 소통의 민주화, 탈권력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자체가 ‘메시지’로 역할한 것이죠.

 

스티브 잡스에게 6개 산업 부문에서 놀라운 혁명을 일으킨 창조적 기업가, 기술과의 소통 방식을 바꾼 미디어 혁명가,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시킨 디지털 철학가 등의 다소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전혀 호들갑스럽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입니다.

 

존경하지만 함께 일하기는 싫은 사람 스티브 잡스. 그의 전기를 읽으면서 저 역시 함께 일하기는 싫다는 말에 동의했지만, 그와 함께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한 사람들은 어쩌면 축복받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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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 산책 1 - 신대륙 이주와 독립전쟁 미국사 산책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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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준만이다. 반미와 친미의 패러다임에 갇혀서 정작 미국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그의 지적은 정확하다. 우리는 미국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미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았던 적이 없었다. 저자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그 탄생부터 말 그대로 ‘산책’하듯이 꼼꼼하게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세계 경찰의 역할을 자청하는 나라가, 가난한 나라의 부패 독재 정권에 돈과 무기를 대준다거나, 엉뚱한 핑계로 침략 전쟁을 자행해 무고한 시민을 죽고 다치게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도무지 미국이란 나라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나라의 지도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 나라의 국민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보기에 현대의 미국은 모순 그 자체였다.

 

이 책 ‘미국사 산책’을 읽고 오랫동안 품어왔던 질문의 한 귀퉁이를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의 과거를 보라고 했던가. 마찬가지다. 어떤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나라를 세웠고 어떤 과정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와 그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이만큼 좋은 책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꼼꼼하고 객관적으로 연대기에 따라 미국의 역사를 훑는다. 그런가 하면 의미가 있는 부분에서는 당시 주변국들 예를 들어, 미국 건국 전의 유럽 상황이라든가, 유럽의 종교 변혁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꼼꼼하게 짚어준다.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미국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은 사람에겐 강추! 모두 15권이라는 방대함이 두렵긴 하지만, 1권을 정독한 후에 든 생각은 ‘다음 권도 읽고 싶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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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섹스사전 - 상식과 편견의 벽을 허물다
강준막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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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쳐서 몇 장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뭐 이런 책이 다 있어’ 친구들끼리만 시시덕거리며 주고받던 저질스런 농담, 원색적인 용어와 비속어, 은어들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정말이지 아무렇지도 않게 잘 설명돼 있는 것을 볼 때의 그 느낌이란...

 

이 책 ‘재미있는 섹스사전’은 무엇을 주장하기 위해 쓰인 책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의 성에 대한 자세가 이중적이라며 균형 잡힌 성의식과 올바른 섹스관 확립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주장한 저자 서문이 이 책에서는 가장 주장이 강력하게 나타난 부분이다.

 

나머지 부분은 말 그대로 ‘사전’의 형식을 따라 주장보다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설명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갈수록 저자가 서문에서 주장한 바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섹스에 관한 용어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성 담론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변태적인 방향으로 이뤄져 왔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은 ‘재밌는 섹스사전’이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용어들이 재밌기보다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사람일수록 더더욱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이 책에서 설명하는 용어들의 상당 부분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나는, 문제가 있는 거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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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전략 - 잃어버린 '흑자의 섬'을 찾아서
조너선 번즈 지음, 이훈.구계원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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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전략  

 

한때 블루오션이 서점의 경제 경영 코너를 장악했던 적이 있었다. 블루오션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장을 의미한다. 반대말인 레드오션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시장으로, 경쟁이 치열해 붉은 피를 흘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블루오션이 화두가 되었던 시기에, 기업인의 가장 큰 목적은 경쟁이 없는 망망대해와 같은 시장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누구든 콜럼버스처럼 푸른 대양을 가로질러 신대륙을 발견해 먼저 깃발을 꽂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었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장 경제에서, 블루오션이 마치 한방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와일드카드와 같이 여겨지던 시기에, 나는 한 가지 질문을 품었다. 

블루오션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지만,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이지 않은가. 수많은 기업인이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피 흘리는 이유가, 그들이 최신 트렌드를 공부하지 않는 바보이거나 혁신을 두려워하는 겁쟁이여서는 아닐 것이었다. 

당시 품었던 질문의 해답을 최근 읽은 [레드오션 전략](조너선 번즈 저, 이훈, 구계원 역 타임비즈 2010.12.06)에서 찾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간하는 〈업무 지식〉 최고의 필자이자, ‘MIT 최고의 강의’로 꼽힌 인기 교수인 조너선 번즈는 “뜬구름 잡는 블루오션 타령은 집어치우고 기존 레드오션 시장에서 적자의 너른 바다에 잠겨 있는 ‘흑자의 섬’을 찾으라”고 말한다. 

레드오션 시장에서도, 기업 경영을 수익 창출에 최적화하면 충분히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모든 기업들이 사업의 40%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으며 40%에서는 겨우 현상 유지를 하고, 20%에서 나는 수익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40%의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40%의 현상 유지 사업을 흑자 사업으로 돌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기업이 사고 방식, 판매 방식, 경영 방식, 리더십 부문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이 책의 제목은 [Islands of profit in a sea of red ink]이다. 즉 ‘적자의 바다에 있는 흑자의 섬’이라는 뜻이다. 붉은 글씨가 적자, 즉 손실을 뜻하는 유래는 중세 유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잉크(검은색)는 매우 귀한 물건이었기 때문에 돈이 없으면 잉크를 구할 수 없어서 가축의 피를 이용해 장부를 적었다고 한다. 결국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 좋은 시기의 장부는 붉은 색이 많았던 것이, 나중에는 손해를 붉은 색으로 기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업가든, 기업의 임원이든, 애사심이 충만한 직원이든 또는 자영업자든, 회계 장부에 가득한 빨간 색을 보고 한숨을 쉬는 상황이라면 필히 이 책을 봐야 한다. 기존 사업 외에 어떤 신사업이 있을까 궁리하는 것보다는, 당신의 빨간 색 장부 속에 떠 있는 흑자의 섬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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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book 스마트하게 활용하기
오홍균 지음 / 제우미디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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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하 페북)이 방문자 수에서 검색 사이트 구글을 앞섰다. 페북이 구글을 제쳤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인터넷으로 재편된 세상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해왔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검색할 때 ‘구글링한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구글이 만들어낸 가공할 만한 변화’라는 의미의 ‘구글드(Googled)'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구글은 의심의 여지없이 검색 엔진의 최강자이자, 인터넷 세상의 제왕이었다. 



그런 구글보다 페북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인터넷이 포탈의 시대에서 네트워크의 시대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화두가 됐던 ‘인터넷 2.0’의 원칙은 참여와 공유였다. 포털은 공유는 가능했지만 참여에서는 2% 부족했던다. SNS야 말로 참여와 공유의 원칙이 가장 잘 구현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SNS의 중심에는 페북이 있다. WWW가 등장했을 때, 선택의 문제였던 인터넷 홈페이지가 지금은 필수가 되었듯이, 기업에게 지금 SNS는 선택의 문제일지 몰라도 1~2년 후에는 필수가 될 것이다. 



매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업무를 진행해 온 입장에서, 이런 세상의 변화는 쉽지 않은 난관이다. 일단 매체의 성격 자체가 -올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전환됐고, 커뮤니케이션은 ‘공급자-수요자’ 관계에서 ‘대등한 쌍방향’ 관계로 진화했다. 



이런 패러다임이 변하는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 [FACE BOOK 스마트하게 활용하기](오홍균, 최준철, 박소진 공저, 제우미디어)는 이런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 페이스북의 기본적인 이용 방법부터 페이스북을 이용한 비즈니스와 마케팅 방법까지 설명돼 있다.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 자료를 잘 활용하고 있어, 기존에 SNS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도 무리 없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페이스북을 친목 목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부터, 기업에서 비즈니스와 마케팅, PR 업무 담당자까지, 유용한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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