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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제국, 프리미어리그 - 가장 부유하고 파괴적인 스포츠 산업이 되기까지
조슈아 로빈슨.조너선 클레그 지음, 황금진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21년 7월
평점 :
최근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12년만에 돌아왔다는 기사로 스포츠면이 떠들석했다. 이적시작에 어마무시한 돈이 오고가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그러나 프리미어리그가 지금의 세계적인 명성을 당연하듯 얻게 된 건 아니다. 그 역사를 들여다 보면, '축구'를 위한 많은 도전적인 투자와 노력들이 존재했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축구의 제국, 프리미어리그>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의 설립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을 서사한다.
믿기진 않지만, 1992년 이전엔 축구로 돈을 번다는 상상을 할 수도 없었다고. 축구장은 허름하고 술냄새 가득하고, 더럽고 위험이 도사리는 그런 장소였으며 축구는 할아버지 뻘이나 보는 한물 간 스포츠였기에 데이비드 딘이 83년 아스날의 지분을 사들였을 때 그의 친구들은 혀를 끌끌 찾다고 한다.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스콜라, 마틴, 이렇게 진취적인 40대 3인조의 축구사랑은 영국 축구 부흥에 불을 지핀다. 이 시작점이 흥미로웠던 것은 요즘의 트렌드가 '주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말하는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건 심장 쫄깃해지는 일인데 축구부흥의 기류를 어떻게 읽어내고 미친둣이 주식을 사 들였던 것일까? 여튼, 처음부터 유명한 줄 알았던 프리미어리그가 빈깡통 취급을 받는 주였다니 놀라웠다.
이 책에선 시대별로, 그리고 구단 별로 있던 사건에 대해 정리하곤 한다. 이적시장의 비하인드는 축알못인 내가 봐도 흥미로웠다. 내가 축구에 좀 관심을 가졌을 때즈음은 호날두의 레알마드리드시티로의 이적이 결정되고 난 후였는데, 이때의 호날두 이적의 전말도 설명하고 있다. 열일곱의 호날두가 다른 팀이랑 계약을 하게 될까봐 납치하듯 영국으로 그를 데리고 왔던 퍼거슨은 2008년, 호날두가 레알마드리드와의 계약서에 서명할까봐 또 충격적인 얘기를 하는데...
"네가 레알마드리드로 가고 싶어하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너를 지금 그놈한테 파느니 지금 이 자리에서 쏴 버리고 말겠어."
미저리 같은 퍼거슨의 행동은 이적을 1년 지연시켰지만, 2009년, 호날두는 결국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로 레알마드리드로 떠난다. 그리고 유벤투스를 거쳐, 다시 맨유로 돌아온 호날두. 한국에서의 만행으로 비호감으로 바뀌었지만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기도 한다.
이제 막 2021-2022 프리미어리그가 시작한 이 시기에 프리미어 리그라는 스포츠 산업의 시작과 부흥, 위기의 역사를 담고 있는, 그리고 팀 저마다의 각종 이슈들을 담고있는 <축구의 제국, 프리미어리그>를 읽고 나니 프리미어리그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또한 투자금, 이적료, 티켓료, 중계권료 등 어마무시한 돈이 오가는 세계적인 거대한 사업의 장으로 성장한 산업으로서의 프리미어리그 면면을 본 듯 하여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과연 상상조차 안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가는 그 돈의 규모가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 것일지, 참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