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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허버트 단편 걸작선 1962-1985 - 생명의 씨앗 ㅣ 프랭크 허버트 단편 걸작선
프랭크 허버트 지음, 유혜인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2월
평점 :
‘듄’에 영향을 끼친 아이디어
듄 세계관에 영향을 끼친 작품이 실려있다기에 호기심에 읽게 된 책. ‘듄으로 가는 길’은 아라키스 행성에 방문하면 어떤 광경을 보게 되는지 가이드처럼 설명한 단편인데 영화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고, 유전 정보를 통해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설정의 ‘GM 효과’는 작가가 듄 세계관을 어떻게 차근차근 만들어갔는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렇듯 ‘듄’을 알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지만... 실제로는 ‘듄’과 상관없는 단편들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신선한 소재, 한계 없는 상상력
결혼까지 정해주는 슈퍼컴퓨터,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정착해야 하는 이주민, 아들을 위해 우주선 수하물 규정을 초과해 피아노를 실으려는 엄마, 도박이 금지된 호텔에 오게 된 신혼부부, 손가락이 다섯 개인 인간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외계인, 타임머신을 이용해 과거에서 데려온 보석세공사 등 소재에 한계가 없는 신선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너무 생소해 가독성이 떨어질 순 있겠으나, 생전 처음 보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자와 블랙코미디 & 아름답고 로맨틱한 이야기
SF 장르답게 현실 풍자는 기본.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일단 군사용으로 쓰려고 하거나, 쓸데없는 권력 다툼을 하다 골로 간다거나 미래가 배경이지만 우리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한 블랙코미디가 많았다. ‘벼룩의 벼룩’, ‘피아노 수송 작전’이 특히 재미있었고,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표제작인 ‘생명의 씨앗’이었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려는 이주민들 얘기라 사실 SF에서는 새로운 얘기가 아닌데, 생각 없이 읽다가 마지막에 눈물이 찔끔 났을 정도로 고전적이고 로맨틱하고 아름다웠다. 이 작품 정말 추천!
영화 ‘듄’을 재미있게 보신 분
역사와 정치, 풍자와 블랙코미디를 즐기시는 분
매력적인 소재,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
SF도 아름답고 감동적일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