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대화의 중요성을 알지만 마음먹은 대로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시간이 없어서, 함께 이야기 할 사람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진지한 대화를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인크루트와 모바일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성인남녀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17.04.30.) 기혼자의 59%가 하루 평균 1시간미만 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동안 친밀한 부부 사이에 이렇게 대화하기가 어려운 정도라면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도 대화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대화를 통해 인간의 마음을 바꾸고 전 인류의 평화를 창조하고자 일생동안 노력해온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동양철학을 말한다.’를 함께 쓴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이다. 천태대사의 <마하지관>에 나오는 종람이청(縱覽而靑 : 청색은 남에서 나왔지만 남색보다 더욱 푸르다)’이라는 말처럼 그는 스승의 구상을 실현하고자 종교, 문화, 국적이 다른 전 세계의 식자(識者)들과 대화해왔다. 그런 그가 21세기를 여는 새로운 정신문화로서 불교의 인간주의를 강조하기 위해 대담한 사람이 로케시 찬드라 인도문화국제아카데미 이사장이다. 두 지성이 서로를 존중하며 새로운 가치를 탐구한 결과물이 동양철학을 말한다.’ 라는 책이다.

 

20세기에 서양 문명이 발달하고 문명의 이기(利器)를 잘 활용한 덕분에 인간의 물질적인 삶은 윤택해졌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개인의 정신적인 성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개개인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둔감하고 상대와 공생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경향이 심해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상대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대화를 통해 공동체의 문제를 논의하는 동양철학의 가치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여러 동양철학 중 특히 불교는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를 통해 발전해 갔다. 석존의 가르침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제자들에 의해 기록되었다. 법화경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니치렌은 나그네와 주인이 대화를 하는 <입정안국론>과 제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로써 법화경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는 지구상에서 비참이라는 단어를 없애고 싶다.’ 라는 스승 도다 조세이의 일념을 실현하고자 일대일 대화, 면대면 좌담회를 통해 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화라 해도 거창한 것은 아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대화할 수 있다. 기원전 2세기 경 그리스의 메난드로스(Menandros)왕은 함께 지혜와 진리를 탐구하자라는 불교 수행자 나가세나의 제안을 수용하여 겸허하게 대화하였다. 편협한 자신의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왕으로서의 지위에 연연하지 않은 결과 메난드로스 왕은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이처럼 스스로가 마음속에 쌓은 벽을 허물고 내 앞의 상대와 대화를 한다면 개개인의 불성(佛性)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사회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