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래를 만드는 도서관
스가야 아키코 지음, 이진영 외 옮김 / 지식여행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여태껏 알고 있었던 공공도서관의 기능은 자료의 대출, 반납, 조사뿐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공공도서관의 기능이 이외에도 정보의 전달, 소재를 제공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사서의 역할 역시 도서의 분류, 정리, 도서관의 행정업무만 하는 줄 알았는데 사서에게 질문을 하면 일종의 네이버 지식인 답변처럼 내가 원하는 정보원을 찾아주는 일도 한다니까 어렵고 궁금한 점이 생기면 한 번 질문하러 가보고 싶다. 지금까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사서에게 질문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괜히 사서에게 곤란한 상황을 만드는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도서관을 여러 번 이용하고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도 했었지만 이용교육을 따로 받아야할 형편이다. 전자책도 도서관에서 대출이 가능한지 몰랐다.
뉴욕공공도서관은 시민들의 정보 부족으로 격차를 없애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낮은 문턱, 민주적이다. 뉴욕을 여행 중에 궁금한 점이 생기면 도서관에 들러 질문해도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서들이 많아서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이 곳 사서는 전자미디어 활용능력, 기획능력, 폭넓은 지식, 전문성, 뛰어난 정보편집능력, 기동성, 커뮤니케이션능력,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내가 사서가 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부분도 알게 되었다. 또 사서는 도서관에서 열리는 강좌의 강사 역할도 한다.
뉴욕에서 공공도서관은 우리나라 동사무소와 같이 시민활동 기반을 형성하는 기초시설이다. 지역정보를 모으지만 행정조직에선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민간단체에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드문 비영리 민간단체 NPO가 운영하는 뉴욕공공도서관은 직원이 3700명이다. 대학원도서관 수준의 전문특화도서관 4곳, 지역분관이 85곳이다. 민간단체가 운영하기 때문에 도서관의 사업개발, 홍보, 마케팅, 디자인 담당부서가 따로 있다. 네이버에서 서울 도서관을 검색해보니 27곳이 검색되었다. 2009년 한국도서관연감을 보면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1관 당 사서 수는 4.5명이라고 한다. 뉴욕공공도서관에 비교되는 인원수이다.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지자체의 지원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료구입, 직원채용 같은 도서관 운용비용이 한정적이다. 뉴욕공공도서관의 기부 시스템을 도입하면 도서관도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부액에 따라 특권을 부여하고 이벤트에 초대하는 등. 경제적 기부가 아니더라도 요새 청년멘토링같은 재능기부가 있지 않은가. 뉴욕공공도서관은 시민을 위한 교육서비스가 다양하다. 방과후학습도 이뤄지고 있다. 질 좋은 교육서비스 덕분에 학원이 필요없다. 어른들을 위한 교육서비스도 많아서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교류가 활발하다. 또 도서관에선 취업과 창업을 돕는 지역 고용노동부 역할도 한다. 실업자가 생기면 사회보장비용이 늘어나는데, 이것보다 취업, 창업지원 교육을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한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어 사회를 활성화시키는 도서관의 역할이 강한 미국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뉴욕공공도서관은 동사무소 역할말고도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자료를 수집하고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예사와 사서의 공존이라, 너무 멋있는 곳이다. 도서자료 뿐만 아니라 중요한 인물은 직접 인터뷰를 해서 영상자료로 남기고 있다. 긴급 상황이 생기면 그에대한 정보원을 모아 게시하기도 하는데 이런 신속성을 보면 방송국과 같은 역할도 한다고 생각한다. 또 도서관은 연구소 역할도 한다. 공모를 통해 작가나 연구자에게 도서관의 일부공간을 내주어 창작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덕분에 이곳에서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고 유명한 작가, 감독도 배출되었다.
뉴욕공공도서관은 우리나라도서관과 달리 개관시간 폐관시간이 늦다. 우리나라도 종합자료실을 조금 늦게 문열고 늦게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 9시 개관, 6시 폐관은 학생과 직장인은 주말밖에 이용할 수가 없다. 도서관이 이용자를 배려하는 서비스를 한다면 가장 변화하기 쉬운 부분이 아닐까.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을 이용해보면 늘 대학도서관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우리나라 도서관도 뉴욕공공도서관처럼 대학원수준의 특화된 도서관이 여럿 있었으면 좋겠고 다가가기 편한 이용자중심의 서비스를 해주는 도서관이 되면 좋겠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관광객이 아닌 이용자로서 뉴욕도서관을 이용해보고 싶다.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라기보다 도서관관련 책이기 때문에 사서준비를 하는 학생으로서 한글자한글자 정독하며 보려고 노력해서 읽는데 이틀이 걸렸다. 읽는 중간에 도서관 이름이나 자료실 이름을 메모해 두었는데 맨 뒷장에 색인이 있었으면 다시 찾아보기 편했을텐데. ‘외국 작가가 쓴 책은 마지막에 꼭 색인이 있어야 한다’ 이런 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사서 교육을 받는 중에 읽어 아주 시기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사서에 대해, 도서관에 대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좀 더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