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 낸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삶이든 엄숙하다.
여기 수록되어 있는 단편들은
진지하게 삶의 쓴맛 단맛을 음미하며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신경숙의 감자먹는 사람들에서는 불행과 행복의 경계를 위태위태하게 넘나드는
사람들의 눈물을 오롯히 담아내고 있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못박지 않고 살아가건만 그들의 삶은 힘겹기만 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속에서 감자 한 알의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뜨거운 이들이다.
은희경의 빈처는 남편이 아내의 일기를 훔쳐보면서 점차 그녀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연애하던 시절의 떨림과 설렘을 간직하며 결혼생활을 할 수는 없을까?
현실은 그저 시간 속에 담담하게 흘러갈 뿐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묻어버릴 정도로 빠르고 웅장하게 그러나 소리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남편이나 아내나 모두 위대한 개똥벌레같은 존재들이다.
아등바등, 그래서 우리는 모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