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이 여름날 냇가에 솥을 걸고 끓이는 잡고기 매운탕이나개장국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웃옷을 벗고 배를 두드리며 먹는다는데 있었을 것 같다. 냇가에 솥만 걸면 그것이 곧 잔치이며, 잔치는두 손과 배로 참여하는 것이다. 희생된 생명들은 거기서 생명이기를 그치지만 그것들과 하나가 되려는 사람들 속에서 어떤 행복의형식으로 다시 피어난다고 말해도 무정한 말이 아닐 것이다.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은 도끼라고 니체는 말했다. 도끼는 우리를 찍어 넘어뜨린다. 이미 눈앞에 책을 펼쳤으면 그 주위를돌며 눈치를 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에 우리를 다 바쳐야 한다. 그때 넘어진 우리는 새사람이 되어 일어난다. 책이라는 이름의 도끼 앞에 우리를 바치는 것도 하나의 축제다. 몸을 위한 음식도 정신을 위한 음식도 겉도는 자들에게는 축제를 마련해주지 않는다."
(...) 나도 저 버스에 타고 떠나야 하는데, 타고 떠나버려야 하는데 그러나 나는 버스 정류장에 남아 있는 대가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사람이었다. 이것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고전적인 저주의 형식을 닮았다. 너는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소설 쓰기에 대한 얘기를 해도 좋다. 그러나 절대로 그 시간에 네 자신의 소설을 써서는 안 된다.
진지한 작가는 대체로 기자보다 허영심이 많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돈에 대한 관심은 덜하다고 할 것이다.
숭고한 목표를 한 꺼풀만 벗기면 거기에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고되고 불분명한 노동이 자리하고 있다. - 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