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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 - The Magic Whip
블러 (Blur) 노래 / 워너뮤직(팔로폰)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글쎄, 냉정히 평가하자면 이 앨범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블러 재결성 후 예정된 공연의 취소로 인해 홍콩의 어느 스튜디오로 들어가 가볍게 Jam을 하다 만들어졌다는 이 음반은, 그 즉흥성만큼이나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 그레이엄 콕슨의 참여가 무색할 만큼 그의 개성이 전혀 드러나고 있지 않다. 데이먼 알반의 솔로앨범 'Everybody Robots'에서 느꼈을 법한 허무한 음색과 리듬감이 강조된 곡들.. 그간의 블러 곡들에 비해 너무 심플하고 개성이 없다고나 할까. 선공개되었던 'Go Out'의 해괴망측한 무비에서 이미 예견할 수 있었듯, 동양적 분위기를 강조한 이번 컨셉은 그간의 블러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데이먼의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만 든다. 과거 셀프타이틀앨범의 비사이드에나 어울릴 법한 'Lonesome Street'나 'I Broadcast'가 그나마 앨범의 베스트라는 건 슬프기만 하다. 한국인이 불렀다면 종북좌빨소리나 들었을 법한 '평양'은 제3국의 시선에서 본 흥미로운 북한의 모습이라는 평가와는 별도로 노래가 그닥 지루해서 남한의 조중동에서도 그다지 이슈몰이에는 실패. 이정도면 나오지 말았어야 할 앨범이라는 생각이 짙은 가운데, 그나마 반길만한 것은 블러라는 이름이 사장된 것이 아니라는 위안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