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rt & Classic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퍼엉 그림, 박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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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읽었던 적이 있었던가? 조니 뎁이 모자장수로 출연했던 팀 버튼 감독의 영화로는 봤던 기억이 있는데, 책은 아마 처음인 듯 하다. 영화는 오락적 요소를 위해 원작의 많은 부분을 각색한 것을 감안했을때, 원작이 주는 느낌에 더욱 궁금함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P.13 앨리스! 너의 보드라운 손길로 동심 가득한 이 이야기를 가져다 어린 시절 꿈이 아직 남아 있는 그곳, 신비로운 기억의 가닥이 엮여 있는 그곳에 두려무나. 마치 멀고 먼 땅에서 꺾어 온 순례자의 시든 꽃다발처럼.

저자인 루이스 캐럴이 대학교 학장의 딸인 세 꼬마 아이들과 어울려 놀면서 지어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들었고, 작품이 출간된지 무려 15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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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듯 이해히기 힘든 고전 동화

이야기는 앨리스가 언니와 함께 강둑에 앉아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중 우연히 시계 토끼를 발견하고 따라가면서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나라에서의 모험'이 펼쳐진다. 모든 사물이 의인화되어 동물들이 말을 하고, 쉽게 이해하기 힘든 논리로 앨리스와 대화를 나누는데, 그런 대화들에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 역시 그 모험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엉뚱한 대화 속에서의 유머, 언어유희(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으로 가득하다.)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는 하지만,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 시대의 문화나 역사적 배경이 부족한 상태에서 접한 어떤 풍자적 요소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고, 지금도 온전히 이해를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랑받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체셔 고양이와 앨리스의 대화가 아주 인상 깊었다.

"부탁인데 내가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말해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어디든 상관은 없는데..."
"그럼 어느 쪽으로 가든 상관이 없겠네."
"어디든 도착하기만 한다면야..."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거야. 계속 걷는다면 말이야."

어쩌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소신을 가지고 꿈을 찾아 나아가라는 얘기인 것만 같아서 인지 모르겠다. 또한, 아이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 극중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훈적인 메시지도 눈에 띈다.

P.56 그래서 누가 이겼어? 모두가 이긴 거야. 그러니까 모두들 상을 받아야 해.

P.62 오, 얘야! 너는 절대 성질을 부리면 안 된다는 걸 배웠길 바란다!

P.110 개구리 하인은 이렇게 말하는 내내 하늘만 쳐다봤다. 앨리스는 참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P.116 모든 사람이 자기 일에만 신경 쓴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잘 돌아갈 거다.

수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버젼으로 출시됐었던 이 작품은 이번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다.세월이 지나도 그 가치가 바래지 않는 고전과 젊은 감각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나 아트앤클래식에서 새롭게 선보인 첫 번째 작품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퍼엉만의 따뜻한 감성으로 고전을 즐길 수 있다. 그녀의 일러스트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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