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이를 찾아라 비룡소 창작그림책 40
김태호 글, 정현진 그림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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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집을 나간다는 상상하지도 못해본 상황이 재미난 이야기이다. 삐딱이는 집이다. 작은 집 삐딱이는 그래도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다. 아이들이 점점 늘어갈수록 더 큰 집으로 이사가자는 불만이 터져나왔고, 집 삐딱이도 가족들이 그렇게 말하자 점점 비뚤어졌다. 첫 구절이 이렇다.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 우리 딸은 책이 도착하자마자 며칠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르더니 이제 책을 펴서 "삐딱한"하고 시작하면 창문, 삐딱한 굴뚝 하면서 그림 속에서 삐딱한 모습들을 찾아나간다. 결국 가족들때문에 마음마저도 삐딱해져버린 삐딱이는 집을 나가게 되고 자신을 사랑해줄 새로운 가족을 기다린다. 하지만 삐딱이에게 찾아온 가족은 바로 산적. 삐딱이는 이리 저리 다니면서 가족을 조금씩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다가 큰 집을 만나게 되고, 그 큰 집은 삐딱이 대신 삐딱이의 가족과 함께 살아도 되겠냐 묻고 삐딱이 가족의 새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늦게서야 가족에게 도착한 삐딱이는 큰 집이 먼저 도착해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만 폴짝 뛰어올라서 큰 집 위에 올라사 2층 집이 된다.

  내가 늘 있는 곳이고,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는 집이라 나의 집의 소중함은 모르고 지낸다. 집, 그리고 가족. 항상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지만 늘 함께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대하기 쉽다. 공익광고 중에도 남들에게는 친절한데 가족에게만은 유독 불친절한 태도를 보여주는 우리들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 있다. 그걸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뜨끔했는지 모른다. 내가 머무는 이 집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아이에게도, 읽어주는 엄마에게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우리 아이에게도 때로는 엄마가 싫고, 아빠가 싫고, 집이 싫어질 때가 있지 않을까? 아직 세돌도 안된 꼬맹이인데 '우리 집 재미없어.'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한창 바깥 나들이를 좋아하고 엄마 아빠가 신나게 자기만을 위해 놀아주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을 땐 난 아이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좀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대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미난 상상이 담긴 이야기도 좋지만, 삽화도 멋지다. 종이 공예로 만든 작품을 사진 느낌이 나도록 담아놓았는데 책을 읽는 것 같지 않고 영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창문, 문 등을 이용하여 삐딱이의 표정을 실감나게 담아놓아서 책을 읽으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림책의 묘미는 역시 멋진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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