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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219/pimg_7389691133236820.jpg)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번책 흉가탐험대이다.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서 어떤 내용일지 제목만으로는 잘 짐작되지 않았다. 아이의 책을 고르다가 청소년문학을 자주 보게 되었는데 자극적인 내용을 싫어하는 나는 성인소설보다 청소년 문학이 마음에 들어서 종종 읽는다. 박현숙 작가는 수상한 시리즈로 유명한 분이다. 수상한 화장실, 수상한 도서관 등등 둘째가 정말 좋아해서 신간이 나올 때마다 찾아보는데 수상한 시리즈, 빨간 구미호 책, 구미호 식당 등 박현숙 작가님의 추리소설은 늘 우리 아이들에게 인기 책이다. 그렇게 재미있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인데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의미있는 이야기였다.
열여섯 살이 막 된 장도수.
어릴 때부터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아빠를 닮지 않아서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도수도 뭔가 하게 해주어야지 그냥 두면 안돼.”라는 유언을 남기신다. 그 유언 덕분에 아버지는 도수만 보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하시지만 도수는 잘하는 것이 없다. 세계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는 도수를 겨울방학 세계사 캠프에 보내고, 도수는 거기서 서린, 수민, 해초를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닥터쌩 흉가탐험대에 참가하게 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닥터쌩의 유튜브, 해초의 영혼...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어서 처음에는 닥터쌩이 어디서 나왔지, 몇 장을 빠뜨리고 안 읽었나 하며 다시 처음부터 읽고 책장을 뒤적였는데 "해초와 같은 반이었고, 같은 캠프에 갔다가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까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라는 말에 캠프에서 일어난 일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도수와 서린, 닥터쌩은 캠프장에서 보였던 초록대문집에 간다. 6박 7일 캠프의 마지막 날에 해초에게 나쁜 일이 벌어졌고, 그리고 얼마뒤 해초는 가출을 하고, 얼마뒤 죽어서 발견되었다. 닥터쌩은 무당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영혼과 만날 수 있다. 닥터쌩이 초록대문집에서 해초의 영혼을 만난 것이다. 해초의 영혼은 세 아이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도수는 사실 그 일의 목격자이다. 소리를 들은 목격자. 담배를 한대 피우러 비오는 날 나갔던 것, 해초가 나쁜 일을 당할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을 감추려고 도수는 거짓말을 한다. 범인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서린이도 사라지고. 흉가탐험대에 참가하려다가 가지 않기로 한 수민이도 목격자였다. 셋이 용기를 내어 나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적극적으로 해초를 도와주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나의 일이 아니니까, 나도 두려우니까,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니까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걸까?
우리 안에 잠자는 양심이 눈뜨는 순간이라는 것은 해초와 관련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해초를 위해 고백하는 것이었다. 한 명이 아니라 셋 모두의 고백으로 결국 범인은 밝혀지고 해초는 이미 죽었지만 다시는 해초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해초엄마에게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면서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다.
"친구에게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나의 잘못이 드러나더라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인가?"
"보복으로 두렵더라도 목격자로서 범인에 대한 제보를 할 수 있을까?"
"나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
모두 마찬가지였다.
큰 목소리로 말할 때는 안타까워했다.
내 아이 일 같다면서 슬퍼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낮추고 하는 말은 달랐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리고 내리던 그 일이
다들 흔하디흔한 일이라고 여겼던 그 일이 결국 해초를 죽게 했다.
_본문 중에서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를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