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발달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빠른 속도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금리하락으로 인한 자본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원인이 되어 고수익을 실현한 사람들의 사례가 SNS상에 급격하게 늘어났었다. 자산가치의 급격한 변동은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그 혼란 속에서 이득을 취한 사람이 나타나면서 명품을 소비하거나 고급 음식을 먹으며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졌었다. 너도나도 경제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상품들을 소비하고, 남들과 똑같은 상품을 소비하지 않기 위해 더욱 값이 비싼 물품들이 소비되는 부의 극단화 현상까지 벌어졌었던 것 같다. 막스 베버가 살았던 19세기 후반 독일도 사회가 혼란스러웠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산업화로 인해 자본을 축적한 부르주아 계급이 성장하고 있었고 봉건적 지배 체제하의 영주, 귀족들은 그 전만큼 위세를 누리지 못했고, 왕권을 하락하며, 소작농들은 여전히 높은 세 부담과 낮은 신분적 위치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대. 한마디로 사회 대혼란 시기였다. “반면에 현대 사회에서는 부자가 되는 것에만 몰두하여 부자가 되고 싶은 궁극적 이유나 부자가 되는 방법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가성비’나 ‘가심비’ 같은 신조어에서도 보이듯이, 현대인들은 흔히 합리성을 최대의 효율성으로만 이해하곤 한다. 즉 최소한의 비용·시간·에너지를 들인 입력값으로 최대한의 양적·질적 결괏값을 산출하는 원리가 가장 ‘합리적’인 판단, 즉 이치나 논리에 맞는 것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은 그 즉시 비합리적이라며 항의하고, 양보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크게 분노하고는 한다.” (p.121-122) 19세기 후반 독일은 산업화로 인해 대혼란이 유발되었고 2020년 이후 전 세계는 전염병으로 인해 대혼란이 유발되었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사회적 시기에 당대 지식인이었던 막스 베버의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나아진 점은 무엇이고 아직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좋은 책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