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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와 욕조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평점 :
<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단두대와 욕조
✏️저자명 : 조나탕 베르베르
🏢출판사 : 열린책들
📅출간일 : 2026년 09월 05일
《단두대와 욕조》의 배경은 프랑스 혁명과 방데 전쟁, 그리고 공포정치가 이어지던 시기다.
프랑스 혁명이라고 하면 자유와 평등, 새로운 시대의 시작 같은 말들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혁명의 모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상으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누군가는 ‘혁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한다.
주인공 시몽 역시 처음에는 혁명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전쟁에 휘말리고 방데와 낭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겪으면서 자신이 믿었던 혁명과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이 너무나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된다.
특히 낭트에서는 국민공회 의원 카리에르가 반혁명 세력을 진압하고 공화국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강경한 정책을 펼친다. 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사람들까지 붙잡히고, 법과 재판의 절차마저 무시되는 상황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같은 혁명을 겪으면서도 인물마다 생각이 정말 다르다.
누군가에게 혁명은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희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대의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복수의 이유가 된다. 그래서 누구 한 사람의 입장만 놓고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그 사이에서 시몽도 계속 흔들린다. 자신 역시 전쟁과 폭력의 피해자가 되지만, 때로는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의 삶과 죽음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놓이기도 한다.
나라를 지킨다는 이유로 자기 나라의 사람을 죽이는 것이 정말 정의일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있다면 그 과정에서의 폭력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시몽은 수많은 죽음을 겪으며 이런 질문에 계속 부딪힌다.
600쪽이 넘는 분량이라 처음에는 살짝 겁먹었는데, 읽다 보니 단순히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따라가는 소설이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몽이 겪는 일들을 따라가면서 나도 계속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처음에는 자유와 평등을 위한 혁명이었지만, 어느 순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누가 죄인인가’를 가려내고 처벌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는 확신이 오히려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나는 시몽이 끊임없이 정의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좋았다. 무엇이 옳은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에 휩쓸리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자신이 하는 행동이 정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계속 의심한다.
읽으면서 나 역시 시몽과 함께 흔들렸다.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당시의 상황과 각 인물이 처한 입장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것을 단순하게 옳고 그름으로 나누기가 어려웠다.
누구나 자신이 정의로운 편에 서 있다고 믿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정의를 원한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선택한 방법까지 정의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만으로, 내가 하는 일까지 모두 옳아질 수 있을까?’
책을 덮고 나서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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