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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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한스 라트

★★★★☆


신이 없더라도 우리는 신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볼테르                                     

  전처가 한밤중에 문 앞에 서있다.

이 소설책의 첫 시작이다.

현처도 아닌 전처가 한밤중에 문 앞에 서있다니.

첫 문장부터 흥미를 유발했다.


권투선수인 전처의 남편에게 코를 얻어맞고는 응급실로 실려가는 도중 재미난 의사 케셀스를 만난다.

"이래봤자 큰 도움은 안 될 거요. 응급실에 가면 분명 당신 앞에 서른 명 이상 대기하고 있을 테니까. 코뼈가 부러진 정도로는 상당히 오래 기다려야 할 거요."

"그럼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에 당신이 내 코를 아예 뭉개 주시오."

 응급차에서 의사와 환자가 나눈 대화이다.

환자의 진통제를 뺏어먹은 의사나, 의사에게 때려달라는 환자나 두 인물 모두 책을 읽는 도중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


병원에서 나온 후에는 자신이 신이라고 주장하는 '아벨 바우만'의 심리 치료사가 된다.

자신을 신이라고 믿어주지 않는 심리치료사 야콥을 위해 아벨은 술잔이 채워지는 기적과

끝도없는 음식이 나오는 기적과 미래를 예측하는 기적과 '야콥'이 없는 세상 을 보여주는 기적을 보여준다.


야콥이 가정일로 아벨의 상담을 미루고 있다가 가정일을 해결하고 아벨의 상담을 본격적으로 해주려고 할때는

이미 아벨이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이다.

그는 미카엘의 황금 검에 심장을 찔려 생명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인츠는 자네를 믿어. (중략) 나도 자네를 믿고."

"그럼 두 명의 신도만으로 내가 열반에 드는 걸 막을 수 있을지 기대해 봐야겠군"


그들이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이다.

사실 늘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그는 분명 불사의 존재일것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마지막 아벨의 죽음은 허무함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읽는 내내 유쾌했지만, 마지막의 내용들은 조금 잔잔하고 슬프기까지 했다.


[자신의 창조에 실망하고 자신의 피조물 때문에 궁지에 몰린 채 세계를 떠났다. 어쩌면 영원히]


결국 신은 되살아나 다른사람의 몸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그렇기에 조금의 여운이 남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신'이라는 단어가 책을 딱딱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유쾌한 신인 아벨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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