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탄생 - 미국 역사 교과서가 왜곡한 건국의 진실들
레이 라파엘 지음, 남경태 옮김 / 그린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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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소위 민중의 역사가이다.

처음 이 책을 알았을 때는 "강대국 미국도 역사를 왜곡했다고? 왜? 얼마나? 이거야말로 미국을 비웃어줄 절호의 찬스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서론을 다 읽기도 전에 나는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소위 '민중의 역사가'라고 일컬어진다고 한다.

그는 주장한다.

미국 건국신화에서 말해지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모두 날조된 것이다. 어떤 영웅담도 혼자 이룩한 것이 아니며, 그나마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모두 꾸며진 것이다. 미국은 민중의 힘에 의해 건국된 것이며, 영웅들은 단지 그들의 '대표자' 또는 '대변자'일 뿐 지도자가 아니다. 현재의 미국 건국사는 일련의 시간 경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영웅담의 나열이며 이들을 시간순서로 짜맞춘 것에 불과하다. 만일 미국이 이들 수십명의 소수에 의해 세워진 나라라면 그들 외의 민중은 꼭두각시였던가?

건국 초기를 비롯하여 미국이 겪었던 위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일치단결이었고, 이를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장치는 바로 영웅이었다.

저자는 주장한다.

이제는 이런 날조된 역사가 아니라 진정한 사실에 근거한 역사를 되살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역사의 주인임을 인식시켜 새로운 애국심을 가지게 해야한다.

나는 생각한다.

미국은 전쟁을 통해 세워진 나라이고, 전쟁을 통해 강해진 나라이다. 전쟁을 잘 수행하려면 돈독한 구심점이 필요한데 그들은 역사를 날조해 이를 충족시겼고, 필요할 때마다 잘 이용해왔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이 당면한 위기는 내부의 전쟁이나 외부와의 전면전 때문이 아니다. 복잡해진 사회상과 맞물리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국제 정세와 얽히는데 그 고리를 한번에 풀기에는 영웅담의 위력이 약하다. 즉 건국신화의 영웅담은 현대의 위기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모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역사의 주인임을 촉구할 때다. 모두가 영웅이 되어 구국전선에 나서야 한다.

좋게 생각하면 '이제야 정신차리는군!' 하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모두가 영웅?'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좀 과장하면 모두가 가슴에 폭탄을 품고 전장을 향해 돌격하라는 선동 같다는 거다.

결론적으로

좀 비뚤어진 생각인 것은 확실히 인정하지만, 저자는 미국 역사 교과서가 왜곡한 역사의 진실을 고발하는 듯하지만, 내 느낌에는 '소수의 영웅주의'를 탈피하여 '모두가 영웅주의'를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애국심을 과시하는 한편 독자들에게도 동참하기를 요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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