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 2016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8
박하령 지음 / 비룡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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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잘못 배달된 편지를 읽는 것으로 하돈이는 악마와 조우하게 된다.

하돈이의 짝, 진유는 부모의 간섭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으려는 방황을 하지만 뜻대로 되질 않는다. 급기야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1등이 되려고 악마와의 거래에 동참한다. 악마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우리를 넘어뜨릴 수가 있다. 달리고 있을 때, 살짝 발을 걸기만 하면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양심에  반하여 자신과 남을 속이는 데에는 큰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눈 한번 질끈 감으면 충분하다. 다만 남을 속이고, 비겁해진 스스로를 합리화 할 위선만 있으면 누구나 나쁜짓을 하고도 맘 편 할 수가 있다. 즉, 악마는 피시방에 숨어 있거나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악마는 우리 마음 속에서 언제나 등장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드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선을 부르는 것도, 악을 부르는 것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친구를 돕는다는 동기도 공정하지 못하면 결국 의미도 퇴색해버리고 만다.

동화같은 세 가지 소원으로 들썩거린 일탈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당하지 못한 욕망을 품는 순간 악마는 언제나 다시 돌아올 것임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지금 마음 속에 악마를 하나씩 품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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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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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에 심취해 있던 나에게 누군가 정유정 작가의 글을 권했다.  심드렁하게 반응했지만,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이 어떤 경로로 내 손에 잡히게 되었다. 정유정 작가의 롤 모델이 ‘ 만담가’ 였다는 것은 진심인듯 했다.

글은 재치 넘치는 만담가의 입담처럼 엄청난 흡인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았다. 나 역시 그녀의 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녀의 표현과 그녀의 문체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역시 손에서 뗄 수 없는 가독성으로 나는 식사를  거르면서까지 끝까지 읽는 수 밖에 없었다. 중학생들의 성장통은 아프지만, 그들의 시간은 따뜻했다.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진 그들의 여정은  입마개가 풀린 커다란 개  ’루즈벨트’ 의 거리 활보처럼 위태롭고, 무모해보였다. 하지만, 사춘기에는 약이 없듯이 성장통에는 그저 아픔을 견디어 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스프링 캠프’ 란 정규 리그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합숙훈련이다. ‘청소년기’를 사회 생활로 뛰어 드는 성인 이전의 몸풀기 단계로   풀이 한것에 동의한다. 학교 수업듣느라, 학원 다니느라, 숙제하느라 많은 청소년들은 자신의 고민거리를 뒤로 뒤로 미루기에 강요 당한다. ‘대학가면 다 할 수 있어.’, ‘공부만 잘 하면 다 되는 거야. ‘ 그러면서 성장통을 겪을 새도 없이 훌쩍 커버린 성인들은 뒤 늦게 놓쳐버린 성장통을 기억해내고는 방황을 하곤 한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라는 게 있다. 성장통이란 어른이 아닌 청소년에게 역시 어울린다. 갑자기 자라버려 얼굴모습과 몸의 균형이 뭔가 부조화하고, 목소리는 갈라져   제자리를 찾으려 하고, 여드름이 자리잡기 시작한 얼굴에 성장통이 어울린다.

안개도의 절벽에서 내려다 본 바닷풍경은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처럼 강하게 뇌리에 남았다.  꿈인듯 아닌듯, 그들이 본 고래울음의 장관은 눈과 귀 뿐 아니라 오감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때 난 생각했다. 책 표지에는 코끼리가 아닌 고래의 그림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안개도의 절벽에서 광활한 바다를 보려다 보는 아이들과 유영하는 고래들을 담은 그림을 말이다.

이제, 성장통을 겪어 훌쩍 자란 그들에게 고래는 어디에나 있다. 눈을 감으면 어디에서나 고래를 찾을 수 있다.  마치 파랑새를 찾아 떠난 아이들이 자신의 가슴 속에 이미 파랑새를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그들 주위에 고래가 맴도는 것을 자각하고는 새로운 시도를 또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글은 끝을 맺는다.  ’고래’는 청춘이라서 겪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고통이기도 하고, 헤아릴 수 없는 바다같은 무한한 희망이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모험이기도 하다.  책을 덮었지만, 내 귓가에는 고래의  울음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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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팅 아일랜드 일공일삼 50
김려령 지음, 이주미 그림 / 비룡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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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일의 순서에 있어 인과관계가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글에 등장하는  인물은 제각각 역할이라는 것이 있고, 배경이나 사건에 일의 흐름을 알려주는 단서나 복선과 같은 기능이 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며,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퍼즐처럼 맞춰지거나 일정부분 드러자지 않은 일을 유추하며 읽음으로 흐름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쉽게도 이 글은 읽는 내내 나는 의문점을 가졌다. 도대체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메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편집자의 리뷰를 읽어도 두루뭉수리한 이야기 뿐이고,작가의 글을 읽어도 ‘플로팅 아일랜드’를 쓰게 된 동기라던지.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주제는 피상적이기만 하다. 과연 부유도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인지…

아쉽게도 성인인 나는 이 글을 통해서 주제를 찾지 못했다. 복선구실을 할 거라고 예상되었던, 쓰레기가 쌓인 언덕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부유도 역시 별 의미가 없었으며, 마지막에 아버지가 가져온 호텔 열쇠  역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부유도는 왜 외지인을 돌려보내지 않으려하는지, 사원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초이와 초아가 가난하게 사는 이유(배반으로 인한 추방이라고 하지만, 도대체 누구의 행동이 누구에게 어떠한 결과를 이르게 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인과관계가 전혀없다.)도 석연치가 않다. 이 글은 심리소설인가, 아니면 판타지, 혹은 성장소설, 환경소설인가…

기승전결에 있어, 기승에 너무 힘을 쏟은 나머지 억지스러운 작가의 마무리에 강요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부유도가 독자에게  던지고 싶은 메세지가 무엇인지, 작가는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부유도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한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고,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라고 하기에도 억지스럽다.

11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이 글을 읽히면   어떠한 반응이 나올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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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 : 문학 주니어 대학 15
강유정 지음, 조승연 그림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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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알이를 배우고, 타인과 말로 소통을 하는 그 순간 부터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일상은 문학의 범주에 들게 된다.

유치원에서 그림일기를 쓰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이미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성찰하기도 하고, 독자(대게는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엄마나 친구, 혹은 일기검사를 하는 선생님)를 의식하여 그 반응을 염두에 두며 글 쓰기를 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SNS를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나 겪은 일을 기록하기도 하고, 전화대신 메시지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한다,

즉,  알게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글 쓰기에는 자신의 생각과 삶을 투영해주는 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SNS에 부적절한 의견을 올렸다가 호된 비난을 받는 연예인도 있고, 그 반대로 글 하나로 호감을 얻어서 인지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굳이 거창하게 책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유명작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글을 써야하고, ‘글’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글’ 이라는 매개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으로도 이 책은 훌륭한 답을 주고 있다. 진솔한 글, 상대에게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쓰도록 이 책은 여러가지 문답을 통해 쉽고도 명확하게 좋은 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한 작가들은 좋은 표현과 아름다운 문장, 좋은 소재를 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여 주옥같은 글들을 남긴다. 작가의 오랜 고통 속에 잉태된 글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또 독자의 의식에도 깊이 자리잡아 인간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우리는 비록 유명작가의 표현을 따라 갈 수 없을테지만,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글로 풀어낼 수 있고, 가끔은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글 쓰기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고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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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파란 여름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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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멀리저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에 어리숙한 행동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던져준 희극인 ‘ 찰리채플린’은 이런 말을 남겼다.

타인을 웃게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그가 이런 심오한 말을 남긴 것을 보면,  그 역시 인생에 대한 고뇌를 가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열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비친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치위생사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 아빠를 되찾고 싶은 레이미와 사고로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 가게 될 까봐 조마조마한 루이지애나,  그리고 겉으로는 씩씩한 척 하지만 멀리 떨어진 아빠를 그리워하는 베벌리까지 이 글에 등장하는 세 소녀의 여름나기는 그리 유쾌한 시간만은 아니었다.

주인공 레이미는 배턴 트월링 대회에 우승하여 유명해지면, 집 나간 아빠가 돌아오리라 믿고 배턴 트월링을 배우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만난 루이지애나와 베벌리와 자신의 마음을 주고 받으며 상처를 보듬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살다보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때도 있고, 누군가와 헤어져야 할 때도 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은 상실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아무일 없다는 듯이 흘러간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어도, 아끼던 고양이와 헤어져도, 아빠가 바람나서 집을 나가는 고통을 겪어도 세상은 여전하다. 이런 비극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살 수 있는 것은 마음을 주고 받으면 치유할 힘을 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어리지만, 서로 의지 할 수 있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세 소녀에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이지만,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사람이다.

우리네 삶은 희극과 비극으로 함께 하지만, 누군가를 믿고 함께하는 것으로 비극보다 희극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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